여권도 필요없고, 항공권도 필요없고…

[뉴스포커스]

애틀랜타 공항 생체인식 도입, 델타 항공 첫 적용
수속→탑승 15분만에 완료, 보안 강화돼 일석이조

지난달 27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 F터미널.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향하는 가상의 승객들이 사상 처음으로 여권과 항공권 없이 출국에 도전했다. 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터미널 로비에 있는 키오스크 카메라 앞에 서서 얼굴을 인식했다. 항공사 시스템에 미리 입력해놓은 여권 사진과 개인정보 등을 대조해보는 절차다. 얼굴이 인식되자마자 곧 '통과'를 의미하는 녹색 체크마크가 떴다.

출국장으로 이동해서도 카메라에 얼굴을 인식하는 것으로 간단하게 모든 신원 확인 절차를 끝냈다. 이어 보안 검색을 거쳐 탑승동에 진입했다. 이 모든 절차에 걸린 시간은 약 15분. 여권과 인쇄된 항공권은 일절 필요하지 않았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날 델타항공과 연방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여권과 항공권 없이도 출국 심사와 탑승 수속·보안 검색이 가능한 안면 인식 기술을 시연하면서 "애틀랜타공항 F터미널에 생체인식터미널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애틀랜타공항은 한 달간의 시범 운용을 거쳐 지난 1일부터 애틀랜타공항을 출발하는 델타항공 직항편 탑승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선 이용객이나 다른 항공을 이용하는 승객에게는 당장 적용되지 않지만 점차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체인식터미널 구축은 얼굴 인식으로 탑승 시간에 늦은 승객을 찾거나, 푸드코트에서 음식값을 지급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다. 하지만 생체 인식을 통해 모든 출국 절차를 진행하는 시도는 애틀랜타공항이 사실상 처음이다. 이를 통해 보안성이 획기적으로 강화되고 탑승 수속 시간도 9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델타항공은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혁신적인 기술을 현실화한 배경에는 델타항공과 미국 정부 간 긴밀한 공조가 있었다. 연방 CBP, 교통안전국(TSA) 등 정부 기관들과 델타항공은 수년간 함께 생체 인식 기술 개발을 진행해왔다. 특히 CBP는 수집한 생체 인식 정보를 민간 기업에 공유하는 결단을 내렸다.

델타항공 관계자는 "보안성을 높이고 여행객에게 편리함을 가져올 생체인식터미널은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 공항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델타항공은 내년 디트로이트공항에도 생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은 2020년까지 여권 없이 홍채 등 생체 정보 인식만으로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하는 등 출국 수속을 간편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홍채 인식 시스템을 비롯해 지문·안면 인식 시스템 등 생체 인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