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딸 체포 후폭풍… 中은 美제품 불매운동, 美기업은 中 출장 자제령

[뉴스분석]

美, 이번주 중국 해거들 대미 해킹 사건 공개
'中정부 연계 해킹' 파장 양국 관계 악화일로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의 딸 멍완저우(46·사진) 부회장 체포 이후 중국 일각에서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 등 대미 보복 조짐이 불거지고, 일부 미국 기업이 중국 출장 자제령을 내리는 등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미 당국은 이번 주 중국 해커들의 대규모 대미(對美) 해킹 사건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미·중 관계는 더 큰 후폭풍에 휩싸여 요동칠 전망이다.

9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멍파이기술그룹은 멍 부회장의 체포 이후 '애플 아이폰을 사는 직원은 상여금을 깎는 대신 화웨이·ZTE 등 중국 국산 휴대폰을 사면 제품값의 15%를 지원하겠다'는 지침을 내렸다. 회사 측은 또 사내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차량도 미국산 제품을 쓰지 않기로 했다. 회사 측은 "이번 규정은 향후 3년간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쓰촨·후난·산시성 등에서도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화웨이 지지-미국산 불매'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빈과일보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 러위청 부부장은 9일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초치해 멍 부회장 체포영장을 철회해야 한다며 항의했다.

미국 재계에도 후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세계적인 IT 기업 미국 시스코는 지난 7일 직원들에게 중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며 "중국이 미국 기업인을 체포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시스코 측은 "이메일을 보낸 건 맞지만 이는 실수였다"며 "통상적인 중국 출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화웨이 사태의 파장을 더욱 증폭시킬 사건이 예고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연방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해커들의 위법행위 혐의를 공표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해커들은 미국의 기술서비스 제공업체에 침투, 고객들의 네트워크에서 영업비밀을 수집하고 지식재산권을 겨냥한 정교한 계획을 실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이번 해킹건은 수주 전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열린 미·중 정상회의 때문에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멍완저우 부회장이 이번에 체포된 것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하고도 글로벌 금융기관을 속인 혐의(사기) 때문임이 7일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린 보석심리를 통해 드러났다. 또한 멍완저우는 지난 11년간 중국 여권 5개, 홍콩 여권 3개를 발급받는 등 8개 여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검찰은 이에 따라 "멍완저우가 도주할 우려가 크다"며 보석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멍완저우는

한때 캐나다 시민권자였으며, 지금도 캐나다 밴쿠버에 1220만달러 상당의 저택 2채를 소유하고 있다. 그가 언제 캐나다로 이민을 갔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그는 한때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지난 2009년 영구 귀국할 당시, 캐나다 시민권을 포기했다. 그는 그러나 자녀의 교육을 위해 자녀들을 캐나다에 그대로 남겨두었으며, 따라서 이후에도 캐나다에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부호들이 캐나다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자산 등을 관리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