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국방 "동맹을 존중하라" 편지 남기고 사임
美행정부 중심 잡아줬던 베테랑 참모들 줄줄이 퇴장
잇딴 해외 미국 철수,"주한미군 누가 잡아주나" 우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시리아 철군 방침에 반발해 지난 20일 사임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시리아 철군 문제를 재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전격 사임했다. .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신에서 "동맹국과 그들에 대한 존중 없이는 우리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며 "당신(트럼프)은 자신과 더 잘 맞는 생각을 가진 국방장관을 가질 권리가 있고, 내가 물러나는 게 옳다"고 했다.

그는 내년 2월말까지 장관직을 수행하고 물러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의 변덕으로 내년 1월 1일 사퇴한다.

올해 68세, 해병대 대장 출신인 매티스 장관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전장을 누벼 '수도사 전사'로 불린다. 2011~2013년 중부사령관으로 44년 군 생활을 마쳤다. 2017년 2월 2일 국방장관 취임 직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워싱턴포스트 밥 우드워드가 올해 출간한 '공포:백악관의 트럼프'에 따르면 매티스 장관은 올해 초 '주한미군 주둔에 35억 달러나 쓸 이유가 있느냐'며 철수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미군 주둔은 세계 3차대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막았다고 한다. 이런 매티스 장관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CBS 방송에 "나는 그가 일종의 민주당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의 사임 발표가 나온 것과 동시에 트럼프는 시리아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가운데 절반인 7000명의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IS와 전쟁 때문에 추가로 파병된 5200여명의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도 멀지 않게 됐다.

트럼프의 해외 미군 철수 도미노가 2만 8500명이 주둔 중인 주한미군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한국 국방부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의 도발적인 대북 언사나 즉흥적 정책을 막아오며 외교·안보 정책의 균형추 역할을 했던 '어른들의 축'가운데 마지막 생존자가 사라지면서 향후 대외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립되고 불합리하고 불규칙적인 시점에 마지막으로 '방 안에 있던 어른'의 사임은 의원들과 동맹국들을 당황하게 할 것"이라며 "대통령 한 명만 남았는데 우리의 대통령은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