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에서 14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해있던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자 경찰이 병원의 모든 남자 직원들을 상대로 DNA 샘플 채취에 나섰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사립 요양병원인 '헤시앤더 헬스케어'측은 성명을 통해 경찰이 직원들의 DNA 샘플에 대해 수색영장을 집행했으며, 병원 차원에서 경찰 조사 에 기꺼이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병원 이사회측은 병원 최고 경영자(CEO)인 빌 티몬스의 사임안을 통과시켰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가족, 병원 직원까지 모두에게 큰 상처를 준 전례 없이 끔찍한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CBS는 병원 직원들은 피해 여성이 출산하기 전까지 임신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지난달 말 제왕절개를 통해 남자아이를 출산했다.

그는 익사할뻔한 사고를 당한 뒤 식물인간 상태로 14년을 병상에서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체포된 용의자는 없으며, 용의자의 신원 특정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해 여성의 어머니는 "딸 아이는 그렇다, 아니다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며 "비록 걷거나 말하진 못하지만, 분명히 (상황을)이해한다"며 분노했다.

그는 문제의 요양병원에 관해 묻자 "(병원에 대한)신뢰는 깨졌다. 아주 산산이 부서졌다"고 답했다.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요양병원과 관련한 주 정부의 조항 및 규제 권한을 재검토하고, 필요한 안전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병원의 직원 수를 늘리고, 모니터링을 확대하는 등 안전장치 보강에 나섰다.

병원측은 이번 사고 이후 남자 직원들이 여자 환자의 방에 들어갈 땐 다른 여자 직원을 동행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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