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요청 있으면 유치할 준비 돼 있어"
하노이·다낭·후에·냐짱 등 후보지로 거론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자국에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남북한은 물론 미국에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는 없다"면서도 "베트남 정부는 (북미의) 요청이 있으면 유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도 정상회담 유치 의사를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베트남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이바지하고 싶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고 강조했다.

다른 베트남 정부 관계자도 "판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베트남에 유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북한과 미국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개최된다면 어느 곳이 유력한가'라는 질문에 "하노이, 다낭, 후에, 냐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하노이는 2006년에, 다낭은 2017년에 각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 유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점에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도 베트남을 다녀갔다.

이어 지난해 12월 초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 티 낌 응언 베트남 국회의장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베트남 유치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은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백악관 측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 선정을 위해 태국 방콕과 베트남 하노이, 하와이를 답사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7∼10일)을 통한 북중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문 대통령도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