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들만 아는' 소문난 '전' 전문집 재개장
꼬막무침, 가자미찜, 묵은지 삼겹살 등도 일품
화가 출신의 '요리 달인' 주인장 '손이 커서 탈'
"엄마표 전라도 집밥이 생각날 땐 꼭 찾아주세요"

"여기 해물파전 하나요" 주문과 동시에'지글지글'신명나게 전 부치는 소리와 고소한 기름냄새가 코끝을 가득 메운다. 흔히 명절이나 제사 음식으로 알려진 '전'은 평소에 먹을 기회가 많지 않다. 전 전문점'다정'의 재키 한 대표는 희소성에 가치를 둔다. 그녀는 "전을 파는 식당이 많지도 않지만 우린 맛과 양으로 승부해요"라고 자신감 넘치게 말한다.

LA 올림픽과 5가 선상에 위치한 '다정'은 낮에는 장년층, 밤에는 젊은 손님들이 식당을 가득 채울 정도로 다양한 세대의 입맛을 아우른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음식이 한 대표의 손을 통해 만들어 진다는 사실. 깊은 맛의 노하우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오랜시간 정성껏 끓인 양파 껍질과 파뿌리 육수다.

물론 한국 손님들만 이곳을 찾는 것은 아니다. 미국식당평가 사이트 '옐프'(YELP)에 따르면 '다정'이 작년 11월 새단장 이후 음식 퀄리티가 도드라져 외국 손님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인기메뉴는 '특수 가자미전'을 비롯해 고추육전, 해물부추전, 김치전, 녹두전 등이다. 그냥 부치는게 아니다.'바삭'한 식감은 물론 특별한 양념도 더해진다. 여기에 막걸리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한 대표는 사실 수년간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다. 예술가들은 손재주가 좋다고 했던가. 그녀의 검증된 요리 실력은 한국에서부터였다. 평소 유기농 음식을 즐겨먹는 미식가인 그녀가 한국에서 운영한 음식점은 언제나 '인산인해'였다. 미국에 와서 화가의 삶을 살던 그녀는 요리의 끈을 놓지 않고 '다정'을 인수, 새로 오픈했다. 전라도가 고향인 그녀는 털털한 성격처럼 손도 크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약간의 음식 샘플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첫 대면에"혼자오셨어요?" 묻는다. 왜 그런가 당황할 새도 없이 상다리가 부러지게 음식들을 내온다. 인터뷰 내내 옆 테이블에 앉은 손님도 입에 침이 마르기 무섭게 칭찬 릴레이다. "너무 잘 쓰지 마요 나 밥먹을 자리 없어지면 어떡해."

한 대표는 이곳이 전 전문점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다른 메뉴들이 더 인기가 많다고 귀뜸한다. 으뜸 메뉴는 꼬막무침을 비롯해 묵은지 삼겹살, 묵은지 고등어, 가자미찜, 아구찜, 홍어찜 등이다. 이 외에 간장게장, 갈비찜 등 여러가지 메뉴를 제공한다. 식사와 함께 전라도 특유의 짭짤한 묵은지, 젓갈 등 7~8가지의 정성스런 찬이 나온다.

꼬막무침은 '비주얼 깡패'다. 자칫하면 질겨질수 있는 꼬막은 먹기좋게 손질해 탱글탱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가미된 '빠알간' 양념은 이곳의 비밀병기다. 쫄깃쫄깃 씹는 맛에 한번 기절하고, 밥에 올리면 매콤달콤 밥도둑이다. 삼삼한 매력이 있는 새하얀 가자미찜은 알싸한 파무침과 곁들여 먹으면 술안주로 제격이다. 묵은지 삼겹살도 빠질 수 없는 인기메뉴다. 간이 알맞게 밴 두툼한 통삼겹살에 깊은 감칠맛이 나는 묵은지를 싸 먹으면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른다'는 속담이 이래서 생겼나 싶다. 쌀쌀한 요즘은 시원한 생태찌개도 인기 만점이다.

'다정'의 내부는 이름처럼 아늑하고 심플하다. 아직은 오픈한 지 얼마 안돼 그런지 약간은 허전한 벽 한켠에 인테리어 계획이 있으신지 여쭤보자 "아는 화가 선생님이 벽에 그림 그려주실거예요. '토끼가 전 부치는 그림'"하고 크게 웃는다.

앞으로 '다정'의 변신이 더욱 더 기대된다. 엄마표 전라도 집밥이 생각 날땐 '다정' 내 '머킷리스트'에 저~장!

음식점'다정'의 운영시간은 ▲월-금 오전 11:30-10:00 ▲토 오전 11:30-10:00 ▲일 오후 5:00~10:00 이다.

▶문의: (323) 931-8900
▶주소: 3901 1/2 OLYMPIC BLV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