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4개주와 캐나다 '사슴 광우병' 비상, 감염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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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감염 가능성 낮지만
감염 고기 섭취 삼가해야

'좀비 사슴병''사슴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만성소모성질병(Chronic Wasting Disease·CWD)이 미국 전역에 퍼지고 있다. 이 병이 인간에게 전염된 사례는 아직 없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사람도 감염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1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CWD가 퍼진 지역은 미국 24개주이며 캐나다 2개주에서도 발견됐다. 감염 지역에서의 감염률은 평균 10%로 일부 지역에서는 25%가 넘는 감염 비율을 보였다.

CWD는 사슴, 엘크, 무스와 같은 사슴류에서 발견되는 질병이다. 1967년 미국 콜로라도주 북부 한 야생 보호 시설의 노새사슴에서 처음 발견됐다. 광우병과 같이 변형 단백질인 프리온이 원인이며 중추신경계에 손상을 일으켜 결국 폐사한다. 이 병에 걸린 사슴들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정 감각을 잃어 머리가 처지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고 체중 감소·마비 증세를 보인다.

나중에는 썩은 고기 냄새가 나 '좀비 사슴병'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18~30개월의 잠복기를 보이지만 명확한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길게는 10년이 걸린다고 알려졌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광록병의 인체 감염 가능성을 부인해왔다. 지금까지 감염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프리온 단백질이 오랜 잠복기를 거치는 특성상 인체 감염 가능성을 완벽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 CWD 감염 고기를 섭취한 짧은 꼬리 원숭이가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CDC 측은 "CWD가 인체에 감염될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되지만 감염된 고기 섭취는 삼가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