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해" 당사자가 웨이보에 사연 올려…57만여명 공유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한 남성이 성폭행범을 제압했다가 오히려 범인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14일간의 철창신세를 졌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중국 매체 관찰자망과 푸젠뉴스채널 등에 따르면 푸젠성 푸저우(福州)에 사는 자오(趙) 모씨는 지난해 12월 26일 밤 집 아래층에서 '강간하려 한다'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현장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남성 리(李) 모씨가 한 손으로 여성의 목을 조르고 다른 손으로 여성을 때리고 있었다.

피해 여성의 진술에 따르면 일면식이 없던 리씨가 자신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와 성폭행을 시도했고, 반항하려 하자 기절시키기 위해 의자로 때리기까지 했다. 같이 살던 친구가 이 모습을 보고 밖으로 나가 경찰에 신고했다.

자오씨는 리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리씨로부터 목과 가슴을 한 대씩 맞았으며, 이후 경찰이 도착해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리씨의 배를 밟은 것과 관련, 리씨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고의 상해 혐의로 14일간 구치소 신세를 졌다는 것이다.

변호사에 따르면 그가 용감한 행동을 한 것으로 인정되면 추가 처벌이 없겠지만, 고의 상해 혐의가 인정될 경우 리씨에게 20만~60만 위안(약 3천327만~9천981만원)을 물어주고 4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자오씨는 또 자신이 구치소에 있는 동안 아내가 출산했지만 곁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이번 일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17일 웨이보상에 이러한 내용을 올렸고, 현재까지 57만여명이 공유했을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이 글에는 8만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여성으로서 내가 이런 일에 처했을 때 아무도 안 도와주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 이 일이 우리와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댓글은 18만여 회의 공감을 얻었다.

반면 성폭행범으로 지목된 리씨는 피해 여성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치료비로 5만여 위안(약 831만원)을 썼다는 입장을 밝혔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