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도 호시탐탐 정상 겨냥

리허설은 끝났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태극낭자들이 LPGA 투어 랭킹 싸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19일 현재 세계랭킹 톱10에 4명, 톱5에 3명이 포진해 순위경쟁 판도를 좌지우지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재 세계랭킹 1위는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이다. 평균 랭킹 포인트 6.51점으로 '남달라' 박성현에 0.68점 앞서있다. 박성현이 5.83점이고 그 뒤를 유소연(5.38점)과 박인비(4.96점)가 따르고 있다. 초반 레이스에 따라 세계랭킹이 요동칠 가능성이 다분하다.
롤렉스가 발표하는 세계랭킹 순위는 꽤 복잡한 산출방식을 거친다. 세계랭킹이 처음 발표된 2006년에는 2년간 15경기 출전에 그쳤던 미셸 위가 3위를 차지해 산정 방식에 논란이 제기됐다. 그해 8월 수정안이 공개됐는데 미국과 유렵, 일본, 한국, 호주, 영국 등 6대 여자프로골프 투어 성적을 기반으로 삼는다. 여기에 최근 2년(104주)간 최소 35개 이상 대회 성적에 따라 점수가 부여되고 총 출전 수의 평균 점수로 랭킹을 결정한다. 메이저대회에는 가중치가 붙고 출전 선수에 따라 대회별로 부여하는 세계랭킹 포인트도 달라진다. 최근 13주 이내 성적에는 가산점이 부여되고 2년이 지난 대회 점수는 자동으로 소멸된다.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단숨에 세계랭킹이 수직상승 하기도 하지만 여러 대회에 꾸준히 출전해 컷을 통과하고 최종 라운드까지 차곡 차곡 점수를 쌓아가는 것이 정석이다.
한국 선수들은 톱500 이내에 143명, 톱100 안에 39명이나 이름을 올려 전세계 골퍼 중 가장 많은 상위 랭커를 보유한 국가로 입지를 굳혔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이 평균 4.30점으로 세계랭킹 8위로 뛰어 올라 호주 교포인 이민지(4.79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태극낭자들의 선두에는 박성현이 있다. 박성현은 지난해 10월 29일 주타누깐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겨우내 칼을 갈았다. 그는 "이번 시즌에는 메이저대회 우승을 포함해 5승을 따내고 세계랭킹 1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꿈을 이룬뒤 내년 일본 도쿄에서 열릴 하계 올림픽 금메달을 정조준한다는 청사진도 그려뒀다.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 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576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총상금 160만 달러)가 순위 쟁탈전의 디 데이(D-day)다. 박성현은 지난해 3승을 따냈지만 시즌 후반 체력 고갈로 컷 탈락의 아픔도 겪었다. 스스로 "체력을 보완해 풀 타임 건강하게 치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을 정도다. 세계랭킹 3위 유소연도 박성현과 함께 한다. 세계랭킹 1~3위가 자존심을 건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여기에 2015년과 2017년 우승을 차지한 양희영과 2016년 우승자 렉시 톰슨(세계랭킹 5위)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LPGA 투어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