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과 2주 연속 맞대결
한국선수는 케빈 나·박상현·안병훈 출전

재기에 성공한 타이거 우즈(44)가 생애 첫 '멕시코 원정'에서도 황제의 샷을 뽐낼 것인가.

우즈는 21일부터 나흘간 멕시코시티의 차풀테펙 골프클럽(파71·7345야드)에서 열리는 WGC(월드골프챔피언십) 시리즈 멕시코 챔피언십(총상금 1025만 달러)에 출전한다. 역시 제2 전성기를 맞고 있는 필 미켈슨과 2주 연속 맞대결을 벌인다.

우즈는 WGC 시리즈에서만 18회 우승을 차지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 결과에 주목하는 건 '해발 2371m'에 자리한 골프장 변수 때문이다. 공기 밀도가 낮은 고지대여서 선수들의 비거리가 15% 가량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그만큼 선수들이 거리 계산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PGA 측은 골프장 고도를 고려해 계산하면 차풀테펙골프클럽은 실질적으로 6500야드라고 발표한 적이 있다.

차풀테펙 골프클럽은 멕시코 혁명 중인 1921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코스다. 조경 사업을 거쳐 정식으로 개장한 건 1927년이다. 1944년부터 1960년까지 멕시코 오픈을 개최했고 2017년부터 WGC 멕시코 챔피언십을 유치했는데 높은 고도에 따른 선수들의 샷 관리가 늘 변수가 됐다.

2년 전 이 코스를 처음 경험했던 미켈슨도 "고도가 일반 코스보다 높아서 거리 계산이 쉽지 않다"며 "티샷은 큰 영향이 없으나 짧은 거리에서 정확하게 샷을 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차풀테펙 코스를 확실하게 분석한 그는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2013년 브리티시오픈 이후 5년 만에 우승을 맛봤다. 이번 대회에서 2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한다.

미켈슨의 대항마로 나서는 우즈는 처음 경험하는 코스답게 신중하게 클럽을 만지고 있다. 지난주 PGA투어 제네시스오픈이 열린 리비에라골프클럽은 해발 87m다. 무려 2000m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천하의 우즈라고 해도 어색할 수밖에 없다. 그는 티샷때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를 잡기로 했다. 3번 우드로도 티샷만큼의 거리가 나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3번 우드의 로프트 각을 13도에서 15도로 했다. 로프트가 커지면 비거리는 짧아지지만 공이 높이 뜨기 때문에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멕시코 챔피언십은 세계랭킹 상위 60명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호주 등 투어 상금 랭킹 상위 선수가 출전한다. 우승자에겐 마스터스를 비롯해 US오픈과 디오픈, PGA챔피언십 등 메이저 대회에 초대받을 수 있으며 PGA투어 시드도 3년이나 보장이 된다. 코리안 브라더스 가운데서는 케빈 나와 지난해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2위인 박상현과 세계랭킹 56위인 안병훈이 출전한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