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충돌 전 요트 충돌 사실도 인정한 뒤 번복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지난달 28일 러시아 화물선이 광안대교를 들이받기 전 해상교통관제센터와의 VTS 교신에서 요트와 충돌한 사실을 인정했다가 무슨 일인지 번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광안대교 충돌 직전과 직후 14분간 센터와의 교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산해경이 공개한 교신기록에 따르면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지난달 28일 오후 3시 40분께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6천t급)에 교신을 시도했다.

센터는 "용호부두에서 출항하고 있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씨그랜드호는 "네 터그(예인선) 한척이 필요합니다"라고 답한다.

이후 센터는 유선 요트와 충돌 여부를 4차례 더 묻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씨그랜드호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는다.

센터가 재차 "귀선과 충돌 신고가 들어왔는데 맞나요?"라고 묻자 비로소 씨그랜드호는 "네 맞습니다"고 답한다.

이후에도 센터는 요트 마이더스호와 충돌 여부를 재차 물었고 씨그랜드호는 "네 맞습니다"라고 응답한다.

근데 센터가 "부상자나 해양오염이 있나요"라고 묻자 씨그랜드호는 "터그 2척이 필요합니다. 문제없습니다. 충돌 안 했습니다"라고 요트 충돌 여부를 돌연 번복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 씨그랜드호는 요트 충돌 사고현장을 급히 떠나려는 듯 센터에 오후 4시 13분께 "양묘(닻을 감아올리는 작업) 완료했습니다. 항해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러시아 화물선을 선박을 충돌할 때까지 7분, 충돌 후 7분 씨그랜드와 센터 교신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 후 7분이 지난 오후 4시 27분이 돼서야 씨그랜드호는 "지금 투묘(배를 정박하고 닻을 내림)하면 위험하다"는 말을 남긴다.

이후 센터와의 교신은 또 끊겼다.

부산해경은 러시아 화물선 선장과 선원들을 대상으로 VTS 교신에서 요트 충돌 사실을 번복한 이유와 광안대교 충돌 전후 미교신 상황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handbroth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