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치는 농장 인부 '난도질 살인'…멕시코 출신의 정신병력자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1971년 농장 인부 25명을 살해 암매장한 범죄행각이 드러나 미국 전역을 경악하게 했던 연쇄살인범 후안 바예호 코로나가 4일(현지시간) 85세로 생을 마감했다.

캘리포니아 코코란 주립교도소에서 일급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코로나는 한 병원으로 옮겨져 세상을 떠났다고 법무부 교정당국의 말을 인용해 AP·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멕시코 출신으로 1950년대 10대의 나이로 미국으로 건너와 캘리포니아 지역 농장에 인부를 공급하는 일을 했던 코로나는 자신이 살해한 사람들을 새크라멘토 북부 피더 강변의 농장과 과수원 등에 묻었다.

25명 살해는 당시 미국에서 '최다 기록'이었다.

코로나의 범죄행각은 구덩이를 팠다가 잽싸게 다시 묻는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복숭아 농장 농부의 신고로 들통이 났다.

관리 당국이 복숭아 농장 주인으로부터 자신의 과수원에 쓰레기를 무단으로 파묻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결과 구덩이에서는 흉기로 몸통을 난도질당한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코로나는 1주일 뒤 체포됐고, 이후 코로나가 농장 인부로 취직시킨 사람 등 24구의 시체가 추가로 발견됐다.

당시 수사당국은 코로나가 살해한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끝내 찾아내지는 못했다.

미국 일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코로나는 미국으로 건너온 직후인 1955년 유바강에 큰 홍수가 난 뒤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이후 조현병을 앓아 치료기관에 수용됐다가 나오면서 새크라멘토 북부 유바시티에 정착해 농장에 인부를 대는 일을 했다.

정신병력이 있는 코로나는 자신이 농장에 취직시킨 인부 등을 강간하거나 찔러 죽이고, 심지어 큰 칼로 머리를 마구 난도질하는 섬뜩한 범행을 죄의식 없이 저질렀다.

코로라는 1973년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그는 모두 8차례의 가석방을 거부했다.

코로나는 수감 직후 교도소에서 다른 재소자로부터 흉기 공격을 당하고 목숨을 건졌으나 왼쪽 눈을 실명했다.

최근 코로나의 가석방 심리에 참석했던 서터카운티 지방검사 아맨다 호퍼는 "사람을 흉기로 난도질해서 죽이는 그의 살해 방식은 정말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