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래 가장 추운 날시, 연일 쏟아지는 비

[뉴스포커스]

"비 온다고 집에서 안나와" 리테일점 발길 뚝 울상
"벌써 봄 옷들이 팔릴 때인데…"의류점 들도 푸념
"비오는 날은 막걸리" 일부 식당은 되레 문전성시

올 2월이 지난 60년동안 LA의 가장 추운 날씨로 기록되는 등 최근 반복되는 겨울 폭풍우와 유례없는 혹한이 LA지역에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추운 날씨와 폭우를 동반한 날들이 이어지면서 날씨로 인해 영업에 타격을 받는 상인들이 있는 반면, 쌀쌀한 날씨로 인해 특수를 누리는 한인 업주들도 있어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LA 최대 패션시장 '자바'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요 며칠 사이 길거리에 시쳇말로, '개미새끼 한마리 보기 힘들 정도로' 손님들 발길이 뚝 끊겼다.

자바 홀세일 매장의 한 관계자는 "손님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페이 문제도 늦어지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홀세일이라 양이 많다보니 보통 손님들이 물건을 구매하면 그 다음날 구매품을 픽업하는데 요새는 일주일이 되도록 물건을 가지러 오지를 않아서 직접 연락 해 물건을 가져가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테일 손님들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손님이 안와 장사가 너무 안된다"며 "사람들이 일찌감치 귀가하려고 하고 집에서 나오려 하질 않으니 손님이 있을 턱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한인마켓이나 요식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비가 많이 오다 보니 사람들이 밖에 나가기를 꺼려한다"며 "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매상이 급감했다"고 한 마켓 관계자는 말했다.

글렌데일에 위치한 한 식당업주는 "날씨도 춥고 비가 오니 손님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주방 직원들도 바쁠 땐 하루에 늦은 점심 한끼도 먹을까 말까인데 손님이 없는 요즘엔 제 시간에 식사를 하면서도 서로 눈치를 본다"고 씁쓸한 심정을 내비쳤다.

이에 반해 오히려 쌀쌀한 날씨 탓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식당들도 있어 상반된 모습이다.

흔히 비가 오는 날씨에는 파전과 막걸리의 수요가 급증하기 마련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 오는 날에는 막걸리 판매량이 올라간다. 그래서 파전 재료를 함께 진열하고, 막걸리의 발주량도 평소보다 2배 정도 늘린다"고 말했다.

실제로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 식당은 부침개나 막걸리 등의 매출이 비가 올 때 특히 더 늘어난다고 전했다. 이 식당 업주는 "비 올 때 파전을 찾는 고객수가 15% 정도 증가하고 매출은 20% 정도 늘어난다"고 귀뜸했다.

비가 오면 따끈한 국물 음식도 인기다. 타운의 한 중국 음식점 관계자는 "비가 올 땐 짬뽕과 탕수육 등 따끈하고 국물이 있는 식사가 인기며 최근 배달 주문도 많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다운타운에 위치한 한 월남국수 전문점 관계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주차장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며 "비를 맞으면서 바깥에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 김스전기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우산이나 우비 등의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