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항공기 잇딴 추락 승객 전원 사망

[이슈진단]

다른 기종 항공편으로 바꿔 달라 민원 빗발
중국 항공국과 일부 항공사 기종 운항 중단
30대 매입 예정 대한항공 등 한국서도 비상

불과 4개월여 사이에 두 번의 치명적인 추락 사고를 낸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B737 맥스(Max) 8'여객기에 대한 소비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에티오피아 추락 사고 이후 B737 맥스 기종에 대한 승객의 신뢰가 무너졌다"면서 "전 세계 여행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여객기의 안전 문제에 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지난 10일 국영 에티오피아항공의 B737 맥스 여객기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이륙한 지 6분 만에 추락해 승객 157명 전원이 사망했다. 4개월여 전인 10월 29일 인도네시아의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Lion Air)의 같은 기종 여객기는 이륙 11분 만에 추락해 189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갔다.

항공 여행을 준비 중인 승객들은 B737 맥스 여객기를 타는 데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탑승을 원치 않는다며 항공사 측에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승객 요청에 따라 예약을 바꿔준 사례도 있다. 한 승객은 트위터에 "예약한 항공편이 B737 맥스 여객기로 운항한다는 걸 알게 돼 교체를 요청했는데,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측이 추가 비용 없이 예약을 변경해줬다. 하지만 5분 후 같은 요청을 한 일행은 바꿔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 같은 문의에 대해 항공사들이 아직은 대응 원칙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고가 발생한 에티오피아와 인도네시아 정부는 물론 중국도 해당 기종에 대해 운항 중단에 들어갔고 한국 정부도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은 11일 웹사이트를 통해 "이날 오후 6시 전까지 중국 항공사들은 보유 중인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상업 운항을 모두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민항국은 "미 연방항공국 및 보잉사와 논의해 비행 안전을 확실히 보장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진 후 운항 재개 여부를 통지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총 96대의 737 맥스 8 기종을 보유 중이다. 에티오피아항공도 10일부터 이 기종 항공기 4대의 운항을 중단했으며 운항 잠정 중단 조치를 내렸다. 케이맨항공 역시 운항을 중지했다.

한국도 비상이다. 한국에선 이스타항공이 작년 11월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2대를 도입해 현재 일본과 태국 노선에 투입 중이다. 또 이스타항공은 올해 안에 4대를 더 들여올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6대를 시작으로 모두 30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보잉사와 2022년부터 50대를 인도받는 5조원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외 티웨이항공이 올해 4대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해당 기종을 10대 이상 도입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선 국토부 관계자는 "미국도 해당 기종에 대한 안전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안전 기준에 어긋나는 문제가 확인되면 즉각 운항을 중단하고, 추가 도입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항공기 탑승하기 전
기종 알아볼 수있나?

내가 타는 항공기가 B737 맥스인지 여부는 어떻게 확인할까. 항공기 탑승권에는 항공 기종은 표시돼 있지 않다. 그러나 해당 항공사에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고, 대부분의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예약 편명을 입력하면 운항 기종을 안내한다. 만약 항공사가 이런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항공기 좌석 안내 사이트인 '시트구루(seatguru.com)'를 이용해 알아볼 수도 있다.


누가 미국회사 아니랄까봐…
美 항공국 "보잉 737 맥스8 안전비행 가능"

주가는 5%대 급락

보잉의 'B737-맥스(MAX) 8'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 항공당국은 여전히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airworthy) 기종'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국가들이 해당 기종에 대해 당분간 운항중지 조처를 내린 것과는 달리, 주력기종의 안전성을 자신하는 보잉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11일 성명을 통해 "보잉사의 상업용 항공기에 대해 지속해서 안전성을 평가·감독하고 있다"면서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확인하면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해당 기종의 안전성 우려가 커졌지만, 아직은 운항중단 조치까지 내릴 상황은 아니라는게 미 항공당국의 입장인 셈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보잉은 급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의 구성 종목인 보잉은 전 거래일보다 22.53달러(5.33%) 급락한 400.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