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국, "한국 등 해외사무소 폐쇄"

[뉴스포커스]

쿠바 지난해 폐쇄…29일 모스크바 사무소도
전세계 21개국 직원 240명 업무 국무부 이관
현재 계류중인 각국 이민 업무 처리 차질 우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시민권 심사, 영주권 부여 등을 담당하는 기관인 이민서비스국(USCIS)의 해외 사무소 폐쇄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불법 이민뿐만 아니라 합법 이민, 난민 지원 등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리 프란시스 시스나 이민서비스국(USCIS) 국장은 이날 관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국무부가 동의한다면 몇 달 내 해외 현지사무소를 폐쇄할 것"이라며 "현재 해외 사무소에서 처리하는 업무를 국내 사무소나 국무부 대사관이나 영사관으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시스나 국장은 "우리 부처의 제한적인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이를 통해 미국 내 밀려 있는 일(이민자 업무)을 처리하면서도 기존의 국무부 자원 역시 활용할 수 있을 것" 전했다.

USCIS는 시민권 부여, 영주권 발급, 해외 입양, 고용자격 전자확인 제도(E-verify) 등을 담당하는 연방기관으로, 현재 멕시코, 중국, 한국, 인도 등 21개국에서 240명의 직원을 고용해 해외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해외 사무소는 현지 긴급상황 처리, 이민 청원시 현지어 의사소통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이민사기 현지 조사, 난민 지원 등을 담당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불법 이민을 반대해 온 데 이어, 합법적 이민 절차도 어렵게 만드는 조처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무소 폐쇄는 밀려 있는 이민 업무 처리에 오히려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은퇴한 바바라 스트랙 전 USCIS 난민부서장은 "사무소 폐쇄는 합법 이민 시스템의 크나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전 세계에 배치된 시스템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재 밀려있는 미국의 귀화 신청 건은 지난해 9월 기준 73만8148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보다 16%가량 늘어났다.

해외 사무소 폐쇄는 진행 중이다. 쿠바에 있는 해외 사무소는 이미 폐쇄됐으며, 오는 29일 모스크바 사무소 역시 폐쇄될 계획이다.

제시카 콜린스 USCIS 대변인은 성명에서 국무부 및 국토안보부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조치로) 영향받는 신청자와 청원자들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USCIS는 지난 2월 조직 강령에서 '이민자들의 나라(nation of immigrants)'라는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다. 당시 시스나 국장은 개정된 강령을 공개하며 "이 간단하고 직설적인 강령이 합법적 이민 제도 유지와 국민에 향한 헌신이라는 우리의 역할을 규정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