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때 미국 입양 한인 여성, 유전자 분석으로 한국 거주 부모 만나 소원 이뤄

[월요화제]

1967년 미국 입양, 지난해에 "친부모 찾아달라" 신고
국과원 DB서 친모 추정 유전자 발견 대조 결과'일치'

4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여성이 54년 만에 극적으로 친부모를 찾았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A씨(57)는 지난해 9월 친부모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에 방문했다. 1967년 미국으로 입양된 지 51년 만이다.

A씨는 갓 2살을 넘긴 1965년 11월께 가족과 떨어진 영아로 발견됐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출생신고도 못하고 태어나자마자 할아버지 손에 큰 A씨는 할아버지와 함께 전라남도 함평에서 서울로 오다가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17일 A씨의 신고를 접수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A씨가 입양된 은평구 소재 영아원 파악 등을 통해 A씨가 1967년 10월 미국으로 입양된 것을 확인했다.

이후 A씨의 유전자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이 보유한 유전자와 대조를 의뢰한 결과 A씨 친모의 것으로 보이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A씨의 어머니(78)가 지난 2014년 7월1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등록해 둔 유전자였다.

경찰 관계자는 "부모 역시 딸을 찾고 싶어서 수차례 경찰서를 찾았으나 호적에 올라 있지 않아 찾을 수 없다는 말만 들어 평생 한으로 삼고 있던 상황이었다"며 "딸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A씨 아버지의 유전자를 새로 채취해 국과원에 대조 의뢰한 결과 지난 1월23일 두 유전자가 99.99% 일치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경찰은 미국으로 돌아간 A씨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소식을 전했다. A씨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지난 13일 서대문경찰서에서 55년 만에 만난 A씨와 부모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어머니가 78세이고 아버지가 여든이 넘으셨다"며 "살아생전에 딸을 찾았다는 것을 믿기지 않아 하셨다"고 전했다.

또 "부모님이 따님을 부둥켜 안고 이제와서 만나게 돼 정말 미안하다고 통곡을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A씨는 미국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하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