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 40만시대 '韓의료 우수' 글로벌 입소문

의료선진국 美서도 찾아와 의료수입 연 1조, 9년새 20배
중증 치료 및 생존율 탁월, 종양 등 내과진료가 성형 추월

실리콘밸리에서 검색엔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찰스 카슨 씨(47)는 2011년 원인 불명의 간경화와 골수 이형성 증후군을 차례로 진단받았다. 카슨 씨가 다시 건강해지려면 살아 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기증받는 생체간이식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이때 스탠퍼드대학병원 간 전공의인 한인 교수 A씨는 카슨 씨에게 "생체간이식은 미국보다 한국이 훨씬 앞서 있다"며 서울아산병원을 추천했다. 카슨 씨는 한국행을 결심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카슨 씨의 간이식 수술을 진행했고, 그는 두 달간 치료 끝에 건강을 회복했다.

탁월한 한국 의료 서비스에 대해 입소문이 나면서 수술이나 진찰을 받으려는 미국인 등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매일경제가 보도했다.
온전히 한국 의술의 힘을 빌리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인 환자는 2009년 이후 연평균 22%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09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39개국 6만201명이었지만 2016년에는 36만4189명까지 늘어났다. 2017년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논란 탓에 32만1574명으로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해 190개국에서 40만명에 육박하는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환자서비스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관광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5억달러로, 향후 10년간 해마다 연평균 18.4% 성장해 2025년 993억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에는 암이나 장기 이식 수술 등 중증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었다.

공간적인 제약과 시간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한국 의료서비스를 찾는 것은 의료서비스 질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장기 이식이나 암 같은 고난도 수술의 경우 국내 의료진의 치료 생존율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월등하게 높은 편이다.

한국 의료진이 실시하는 간·췌장 장기 이식 수술 1년 후 환자 생존율은 95% 이상이다. 모든 종류의 암 치료 후 5년 생존율도 한국은 70% 이상으로 의료 선진국인 미국(69.2%), 캐나다(60%), 일본(62.1%)보다 높다.

이와 관련해 한국내 병원 관계자들은 "최근 2~3년 새 진짜 아픈 외국인 환자들이 한국을 많이 찾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전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만 몰렸던 기존 의료관광에서 탈피해 중증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는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수치만 봐도 소화기나 순환기 등 내과 진료와 신장,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 한국 의료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 가운데 내과 분야 진료를 받은 사람이 8만507명(20.2%)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성형외과 진료로 4만8849명(12.3%)이었다. 아울러 일부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내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도 외국인 환자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