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 CEO, 富 양극화 심화 개탄…"美, 둘로 쪼개졌다"
[생각뉴스]

미국인 10명중 4명은 시간당 임금 15달러 미만
"정책으론 불평등 못없애 기업이 해결책 나서야"

미국계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미국 내 '심각한 양극화'를 염려하는 발언을 내놔 주목을 모으고 있다. 그는 18일 뉴욕 본사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고용 촉진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 경제 양극화 현실을 꼬집었다.

다이먼 CEO는 "지금은 미국이 둘로 쪼개진 상태"라면서 "잘 운영되는 기업이 있는 지역을 보면 사람들이 대부분 잘살고 있지만 그 뒤에 가난한 사람이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곧 살기 좋은 나라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미국 경제 문제는 인종주의 같은 차별 때문이 아니라 근본적인 '반(反)빈곤'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다이먼 CEO의 주장이다.

그는 "미국인 중 40%가 시간당 15달러(미국 연방 평균 최저임금)도 안 되는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15%는 최저임금을 번다. 매년 7만명이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때문에 죽는다"면서 "미국인 40%는 병원비와 자동차 수리비같이 기본 삶에 필요한 400달러도 감당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신이 미국 어느 마을에 가서 살든지, 당신이 백인이든 히스패닉(라틴계)이든 혹은 흑인이든지 간에 (경제적으로) 뒤처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연구기관 유나이티드웨이가 2018년 발표한 '미국인의 40%가 기본생활비에 허덕인다'는 보고서는 실업률이 사상 최저를 향하고 증시 수익률은 최고 수준에 이르렀던 2016년께 소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인 중 40%가 임대료, 교통비, 아동 보육비나 휴대폰비 같은 기본 소비를 하는 데만도 휘청인다는 내용을 담았다.

3470만가구가 절대 빈곤은 아니지만 이런 빈곤에 시달리면서 잊힌 집단으로 전락했다는 조사 결과다. 특히 기본 생활 빈곤가구 비중은 캘리포니아·하와이·뉴멕시코(49%)가 가장 높다.
다이먼 CEO는 일자리를 늘리기만 해서 나라 경제 상태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많은 미국 어린이가 원하는 직업이 있어도 정작 그 일자리를 갖기 위해 필요한 교육은 못 받고 있다"면서 "내 말은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진짜 일자리'를 생각하고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집권 이후 일자리가 늘고 실업이 줄었다고 성과를 자랑하지만 다수 시민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돈을 주는 직장에서 근근이 일하면서 제대로 된 생활비도 벌지 못한 채 싸구려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돼 죽어가는 현실은 인간적일 수 없다는 얘기다.

다이먼 CEO는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 간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JP모건은 2005년 모집 부문별로 대졸 학력란을 지우기 시작했고, 2018년 기준으로 미국 내 JP모건이 모집하는 일자리 75%에서 대졸 학력란을 지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