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면제', 하다하다 어떻게 이렇게 까지…

[지금 한국선]

일부러 일시적 귀 멀게해 '장애 진단서'
전 국가대표등 5명 적발, 1500명 재조사

고의로 청각을 마비시킨 뒤 병역을 면제받은 전직 국가대표 운동선수와 면탈 수법을 알려준 브로커 등 8명이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자전거 경음기나 압축공기로 작동하는 경적인 '에어 혼'(사진)을 이용해 청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무청은 19일 일부러 귀를 멀게 해 병역을 면제받고 다른 사람에게 면탈 수법을 알려준 혐의(병역법 위반)로 브로커 이모씨(32)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1년 자전거 경음기나 응원용 에어 혼을 귀에 대고 작동시켜 청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 뒤, 병원에서 청력 장애진단서를 발급받아 병역을 면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활동하던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 회원과 지인 등 7명에게 병역 면탈 수법을 전수한 대가로 한 명당 1000만~5000만원을 받는 등 총 9300만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인 A씨(31) 등 5명이 돈 주고 병역 면탈 수법을 전수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 또 1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터넷TV의 게임방송 BJ인 B씨(25) 등 2명은 면탈을 시도하던 중 덜미가 잡혔다.

특히 B씨는 5000만원을 건네고, 이씨가 알려준 수법을 사용했지만 입영 때까지 청력이 나빠지지 않아 결국 입대했으나 훈련소에서 허위 정신병 진단서를 발급받아 귀가했고, 청력을 마비시키는 수법을 재시도하다 적발됐다.

병무청은 유사한 수법으로 병역을 면탈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최근 7년 동안 청력 장애로 병역을 면제받은 1500명을 대상으로 병역 면제가 적절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