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승리 가능성 높지만, 당 지명 받긴 힘들어"

[뉴스진단]

黨대선주자 여론조사 줄곧 1위, 트럼프 표 뺏어올 적임자
중도적·親기업적'공화'성향 당내 경선 통과 가능성 낮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조 바이든(76) 전 민주당 상원 의원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 때문에 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 그는 지난 16일 민주당의 델라웨어주 만찬 행사에서 출마 의사를 밝히는 듯한 연설을 하자 장내에선 그의 출마를 지지하는 환호가 터졌다. CNN은 이 장면을 내보내며 "바이든이 거의 출마했다"고 전했다.

현재 바이든은 누가 뭐래도 가장 강력한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다. 민주당 여론조사에서 이미 출마했거나 출마를 검토하는 모든 후보중 줄곧 1위이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1988년과 2008년에 당내 경선에 참여했다가 지지율 부진에 포기한 적이 있는 아킬레스가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일단 출마하면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대다수 민주당원들은 44년의 오랜 공직 생활(부통령 8년·상원 의원 36년)과 공화·민주 중도파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력을 지닌 바이든이야말로 트럼프 재선을 막을 수 있는 제1후보라고 여기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공장 지역인 스크랜턴에서 자수성가한 바이든은 여성, 소수계 민족, 백인 부유층, 젊은 층이 주축인 오바마 지지 세력과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 실망해 트럼프에게 승리를 안겨준 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미시간·위스콘신주 백인 노동자층을 잇는 다리라는 것이다.

지난 2월 CNN방송의 민주당원 조사에서 96%가 그의 출마를 원했고, 지난 11일 조사에서도 바이든은 23명의 민주당 잠재 후보 중 28%로 1위였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버몬트)이 25%로 뒤를 이었고, 다른 후보들은 한 자릿수였다. 공화당 핵심부도 바이든을 제일 꺾기 힘든 민주당 후보로 꼽는다. 폴리티코는 15일 "트럼프가 트위터에선 '미친(crazy) 조 바이든' '멍청이(dummy)'라고 부르지만, 측근들에게 바이든의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계속 묻는다"고 보도했다. 나이는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 보다 4살 더 많다.

하지만 바이든이 트럼프를 상대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당 경선에서 후보 지명을 받기까지는 결코 녹록지 않다. 지난 중간선거를 통해 미 민주당이 소수자 인권, 종교, 인종, 복지 면에서 더욱 좌파로 돌면서 바이든이 대변하는 전통적인 '백인 남성'에 대한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그가 과거 강제적인 흑백 통합 교육을 반대했던 발언이나 친(親)기업·중도적인 그의 정치 성향도 지금의 민주당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이 '모든 이가 트럼프를 이길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무도 당의 지명을 받을 것으론 예상하지 않는'미 대통령 역사에 선례가 없는 역설에 갇혔다"고 진단했다.
과연 바이든이 조만간 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기약없는 경쟁에 뛰어들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