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통산 4367안타를 친 '일본 야구의 아이콘' 스즈키 이치로(45·시애틀 매리너스)가 은퇴했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일본 도쿄돔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는 영예를 누렸다.
이치로는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시즌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즌 두 번째 경기를 끝낸 뒤,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 언론은 "이치로가 85분 동안의 인터뷰로 28년 동안의 현역 생활을 되돌아봤다"고 전했다.
경기 뒤 도쿄돔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이치로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나"라고 놀란 뒤 은퇴 선언문을 꺼냈다.
그는 "오늘(3월 21일) 경기를 끝으로 일본에서 9년, 미국에서 19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한)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게 돼 영광이다"라며 "현역으로 뛴 28년은 정말 긴 시간이었다. 나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 구단 관계자,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첫 질문은 '은퇴 결정 시기'였다.
이치로는 "올해 계약 자체가 도쿄돔 개막 2연전을 치르고 은퇴하는 것이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부진(25타수 2안타)해, 그 결정을 번복할 수 없었다"며 "후회라는 감정이 있을 수가 없다. 물론 현역에서 더 뛸 수 있다고도 생각했지만, 절대 은퇴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자 한다"고 말했다.
1992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한 이치로는 1994년 한 시즌 안타 210개를 터뜨리며 타격 기계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까지 오릭스에서 뛴 9년간 이치로는 타격 1위 7차례, 최다 안타왕 5차례, 출루율 1위 5차례 등을 달성하고 2001년 시애틀과 계약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치로는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첫해인 2001년 안타 242개를 치며 신인왕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이치로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올스타에 뽑히며 성공적인 이력서를 써 내려갔다.
2011년부터 성적이 하강 곡선을 그은 이치로는 2012년 뉴욕 양키스로 옮겼고, 2015년에는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2018년 시애틀로 돌아온 이치로는 지난해 5월 이후 빅리그에 복귀하지 못하다가, 올해 도쿄돔 개막 2연전에 나섰다.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성적은 2653경기,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509도루를 기록했다.
시애틀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는 이날 더그아웃에서 펑펑 울었다. 일본 야구선수들에게 이치로는 우상이었다. 우상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유세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치로는 "나도 놀랐다"고 웃으며 "기쿠치와 나눈 얘기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치로는 "10년 연속 200안타를 치고, 올스타전에 나선 건 내 야구 인생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다. 어떤 기록보다 야구에 대한 내 사랑과 자부심이 중요하다. 나는 정말 야구를 사랑한 것 같다"고 28년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