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가 초기화돼 ‘증거 인멸’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여성을 상대로 동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이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린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된 정준영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전화 3대중 1대가 공장 출고 당시 상태인 초기화 작업을 거친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정준영이 측근에게 전화기를 준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에 추가 범행 증거가 담겨있을 수 있다고 보고 정준영이 휴대전화를 실제로 사용한 시기와 초기화 한 시점과 동기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준영의 진정성이 또 다시 의심을 받게 됐다. 정준영은 지난 21일 구속을 앞두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취재진 앞에서 사과의 글을 읽었던 것.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고 하고, “평생 반성하면서 살겠다”며 사죄의 뜻을 밝힌 그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전 여자친구와의 몰카 논란 때에도 기자회견에 앞서 지인과의 통화에서 “죄송한 척 하고 올게”라는 말을 한 사실이 최근 논란과 함께 세간에 알려지면서 ‘거짓 사죄’를 한 정준영에게 비난 여론이 들끓은 바 있다. 이번에도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사죄의 말을 했지만, 이에 앞서 경찰에는 추가 범행을 은폐하려고 휴대전화의 데이터를 모두 삭제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정준영에 대해 구속기간 열흘을 충분히 활용해 의혹을 조사한뒤 오는 29일께 정준영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정준영과 관련된 불법 촬영 범죄 피해자가 10명에 달하고, 그를 상대로 경찰 유착 등 의혹 전반을 조사할 필요도 있는 만큼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