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북측 4∼5명 사무소로 출근…평소 절반 수준, 소장대리는 미확인
北 "사업 잘해나가자는 뜻 변함없어"…정부 "환영, 본연의 기능 수행"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김효정 기자 = 북측이 지난 22일 전격적으로 철수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북측 인원 일부가 25일 사무소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통한 남북간 연락채널이 회복되면서 남북간 협의 창구로서의 연락사무소의 기능은 사흘 만에 정상화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8시 10분께 북측 인력 가운데 일부가 복귀해 연락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북측은 평소대로 교대근무차 내려왔다고 언급했다"면서 "이에 따라 오늘 오전에 남북 연락대표 간 협의를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평소처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측은 평소대로 이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10분 이상 진행된 남측 연락대표와의 접촉에서 "공동연락사무소가 북남(남북)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 해나가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다만 북측은 철수 및 복귀 이유에 대해서 남측에 명확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다.

남북은 이날 오후 3시에도 평상시처럼 연락대표 협의를 진행했다. 통상 남북은 연락사무소에서 오전과 오후, 하루에 두 차례 연락대표 접촉을 갖는다.

현재 북측 인원들은 연락대표를 포함해 4∼5명 정도의 실무직원이 연락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소 북측은 10명 내외의 인원이 사무소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인원의 절반 가량을 복귀시킨 셈이다.

기존 연락사무소 북측 소장대리인 황충성·김광성은 이날 복귀한 인원에 포함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소장대리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평소와 같이 연락대표 접촉이 이뤄진 점을 볼 때 사무소를 통한 남북간 협의 채널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 복귀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정상 운영될 것이며, 향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본연의 기능을 계속 수행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측 인원이) 조속히 복귀된 것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연락사무소가 기능을 회복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다만 정부는 복귀한 북측 인원이 평소 수준의 절반인 점 등을 의식한 듯 연락사무소가 완전히 정상화된 것인지에 대해는 평가를 자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상 운영되도록 앞으로도 계속 공동 노력을 해 나가겠다, 정상운영이 됐는지 아닌지 평가하기는 좀 (이르다)"이라며 "차분히 대응하면서 남북간 공동선언, 합의 등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북간 협의채널 기능이 회복됨에 따라 정부는 그동안 준비하던 이산가족 화상상봉, 만월대 발굴 재개 등에 대해 북측과 협의도 향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화상상봉과 관련해 "우리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바로 북측과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연락사무소 인원 1명을 포함한 남측 근무자 10명이 오후 5시께 남측으로 입경할 때에는 종전처럼 북측 연락사무소 인원이 안내를 맡았다.

북측은 철수 중에는 연락사무소 대신 과거 개성공단을 관리하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 남측 인원의 출·입경 안내를 맡겼는데, 원래대로 돌아온 것이다.

현재 개성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은 사무소 직원과 지원시설 인력 등 총 54명이다.

앞서 지난 22일 북측 연락사무소 인력 전원은 '상부의 지시'라며 간단한 서류 정도만 챙기고 장비 등은 그대로 둔 채 연락사무소에서 전격 철수했다.

북측의 돌발적인 철수로 최근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충격파가 남북관계에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북측은 정식 문서 등이 아닌 연락대표 간 접촉에서 구두로 이를 통보했고, 철수 중에도 남측 인원을 위한 입출경 편의를 정상적으로 보장해 북측의 당초 의도를 정확히 파악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의 철수 및 복귀 이유를) 향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