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때도, 걸을 때도, 잘 때도…심지어 대화할 때까지

[생각뉴스]

스마트폰 없으면 불안, 공포, 공황 장애 증상까지
미국인 66%"휴대폰 곁에 있어야 숙면 가능하다"
"학업 성적, 업무성과등에 지장, 마약 중독과 비슷"


#LA에 거주하는 김영옥(가명·38)씨는 일어나면서 휴대폰 알람소리에 맞춰 잠을깬다. 이윽고 폰으로 날씨를 확인하고 집을 나서 스마트폰 네비게이션으로 최적로의 출근길을 선택한다. 출근 하고 나서도 메신저, 카카오톡 등의 사용은 계속된다. 김씨는 퇴근 후에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다가 잠이든다. 이렇게 하루종일 스마트폰에 의존한 삶을 살고 있는 김씨는 잠시라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고 답답함을 느낀다.

#오랜만에 각각 16세, 18세난 두 자녀와 저녁 외식을 위해 고급 식당을 찾은 김현일(55)씨 부부는 식사 내내 불쾌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음식 주문을 끝내자마자 스마트폰에 빠진 자녀들은 같은 테이블에 앉은 부모는 안중에도 없었다. 부모의 얘기에 건성건성 대답은 하면서도 눈과 손은 휴대폰에서 떼질 못한 자녀들에게 잔소리를 퍼부운 김씨 부부는 결국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마치고 식당을 나섰다.

최근 현대인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점차 대중화 되면서 잠시라도 휴대전화가 없으면 극심한 불안감에 빠지는 '노모포비아'(Nomophobia)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휴대 전화가 없으면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이게 되는 공포증을 의미하는'노모포비아'는 '노 모바일폰 포비아'의 줄임말로 지난해 영국 캠브리지 사전에 '2018년의 단어'로 선정돼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인의 상당수가 노모포비아 증상을 겪고 있다.

최근 사이콜로지투데이는 미국인의 66%가 노모포비아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중 65%는 스마트폰이 옆에 있어야 숙면을 취할수 있고, 34%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서도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사 대상자의 20%는 '휴대폰 없이 지내야 한다면 일주일 간 신발 없이 생활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이러한 노모포비아 현상에 대해 심리학자인 마크 그리피스는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 자체가 '스마트폰'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의 주변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소셜미디어 매개체인 스마트폰의 부재는 자신이 소외됐다는 느낌을 갖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의 삶에서 업데이트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공황 상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임상 심리학자인 말린 리 교수는 이처럼 노모포비아를 경험하는 스마트폰 중독자는 폰을 잃어버리면 불안하고 분노를 느끼는 등의 마약중독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노모포비아 증세를 보일 정도로 휴대폰에 중독되면 집중력 저하로 학업 성적이나 업무 성과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문가 조언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모포비아 현상을 줄이기 위해 가족 저녁 식사 시간이나 직장 내 회의 시간 등의 특정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꺼두거나 잠 잘때는 스마트폰을 옆에 두지 않는게 좋다고 조언했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소셜 미디어 앱을 삭제하고 컴퓨터를 통해서만 확인하는 방법도 자신의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충동을 점차적으로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