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 '땅콩 알러지'…"땅콩이 정말 지겹다"

[뉴스포커스]

10대 앨러지 청소년 승객 대처 미흡 '논란'파장
지난 25일부터 꿀땅콩 대신 크래커 등으로 대체
수주 내 땅콩 성분 모든 식재료 기내식에서 제외

대한항공이 땅콩 앨러지 승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기내식 땅콩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첫 번째 조치로 지난 달 25일부로 스낵으로 제공해온 '꿀땅콩'제품 서비스를 중지하고 크래커 등으로 대체 제공하고 있다.

또한 후속 조치로 수주 이내에 땅콩 제품뿐 아니라 앨러지를 유발시킬 수 있는 땅콩 성분이 포함된 모든 식재료를 기내식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대한항공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 데는 지난 달 1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땅콩 앨러지 승객이 KE621(인천~마닐라) 항공편에 탑승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해 승객의 불편을 초래한 바 있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USA투데이, 야후 등 미 주류 언론들은 최근 파텔 부부의 2명의 10대 아들들이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필리핀 마닐라로 여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15살난 동생과 함께 여행을 떠난 16살난 파텔 부부의 큰 아들은 땅콩을 포함한 견과류에 심한 앨러지를 갖고 있었고 여행시 응급처치를 위한 에피펜을 소지하고, 항공사 승무원들과 소통을 통해 자리 배치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부모와 동행하지 않은 상태로 여행하다 이번 사고를 겪게됐다. 파텔 부부들의 아들들은 애틀랜타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14시간의 델타 항공편 이용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 인천에서 마닐라로 환승하는 동안, 대한항공측 승무원들이 이들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든지, 땅콩이 제공되는 것은 감수하고 비행기를 타고 가든지 양자 택일을 하라고 하면서 부적절한 대우를 했고 결국 델타 항공편을 통해 애틀랜타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이로인해 파텔 부부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정식으로 항의했고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이와 관련해 파텔 부부와 아들들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에도 땅콩 앨러지 환자에게 마카다미아 견과류가 포함된 기내식을 제공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4살 아이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은 아들이 심한 땅콩 앨러지가 있다고 알렸지만 기내식 서비스 중 제공된 마카다미아를 먹어 호흡곤란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기내방송으로 의사를 수소문해 아이의 상태를 진정시킬 수 있었지만, 대한항공 측은 마카다미아는 땅콩과 달라 서비스상 문제가 없다고 책임을 회피해 논란이 불거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땅콩 제품 및 땅콩 식재료 서비스 중단 결정은 땅콩 앨러지 승객들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 조치"이며 "땅콩 앨러지는 항공산업의 주요 이슈로 대두하고 있으며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중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땅콩 앨러지 반응으로 인해 싱가포르항공을 비롯해 콴타스항공, 에어뉴질랜드, 브리티시항공 등이 최근 기내 땅콩 서비시를 중단한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자사 홈페이지(www.koreanair.com)에 땅콩 앨러지 승객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땅콩 항공의 대명사 격인 세계 최대 저비용항공사인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해 8월부터 기내 땅콩 서비스를 중지했다. 역시 앨러지 때문이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 1971년 상업 비행을 시작했을 때부터 제공하던 땅콩 서비스를 무려 48년만에 전격 중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