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계 첫 '무인 호텔', 로봇 직원 절반 전격 해고
잦은 고장·대화 불통…"수리·관리 인력 더 필요"
2021년까지 로봇 호텔 100개 운영 청사진 차질

세계 최초로 사람 대신 로봇을 직원으로 채용한 일본 호텔이 사업 시작 4년 만에 로봇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잦은 고장과 고객 불만이 늘면서 로봇을 해고하고 다시 사람을 채용하기로 한 것이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로봇 호텔로 유명한 일본의 '헨나(變な·일본어로 '이상한'이라는 뜻) 호텔'이 총 243개의 로봇 직원 중 절반을 해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여행사 H.I.S가 지난 2015년 7월 나가사키에 처음 문을 연 헨나 호텔은 접수, 짐 운반 등 대부분 업무에 로봇을 배치해 화제를 모았다. 로봇이 직원으로 일하는 세계 첫 무인(無人) 호텔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일본 전국 16곳에 이런 호텔이 세워졌다. 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난 해소 차원이었다. 헨나 호텔은 일반적으로 100개 정도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10명 미만의 직원으로 운영하는데 대부분의 리셉션, 청소 및 포터 작업을 로봇에 맡기기 때문에 가능하다. 새로운 고객 경험은 물론 비용에 대한 효율성까지 감안한 전략이다.

H.I.S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021년까지 로봇 호텔을 100개 운영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로봇의 업무 효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4년 만에 로봇 채용을 접어야 했다. 프런트 데스크에서 투숙객을 안내하는 로봇은 기본적인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로비에서 율동을 하며 손님을 맞이하는 로봇은 자주 고장이 났다. 짐을 옮기는 로봇끼리 복도에서 충돌하는 사고도 일어났다. 그뿐아니다. 객실마다 비치한 인형 모양의 인공지능(AI) 로봇은 투숙객이 자면서 코를 고는 소리에 반응해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십시오"라며 엉뚱한 말을 하기도 했다.이 때문에 호텔 측은 로봇을 수리하거나 관리하는 인력을 이전보다 더 많이 투입해야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대대적인 로봇 호텔 확장을 꿈꾸던 회사 계획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