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다가 눈물 찔끔찔끔 흘리는 우리 아버지'

[뉴스포커스]

전세계 남성 25%, 40대 이상 절반 이상 경험
노화 촉진, 성·정서적 기능저하 삶의 질 하락
대부분 치료 안받아…심하면 심각한 합병증
"예전의 지위 내려놓고 적응하려는 노력 중요"

"평소 엄했던 아버지가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려서 깜짝 놀랐어요. 요즘 휴대폰을 놔둔 곳도 깜박깜박하셔서 어디 아프신 건 아닌지 걱정이에요."

갱년기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40대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갱년기를 겪고 있다. 여성과 달리 남성의 갱년기 증상은 서서히 조금씩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남성 갱년기는 남성의 노화를 촉진하고 신체의 저항력을 떨어뜨려 중년 이후 남성의 건강과 삶의 질이 떨어지는 원인이 된다.

남성은 만 35세가 넘으면 스테로이드 계열의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 분비가 매년 1~2%씩 줄어든다. 이는 성적·정서적·육체적 기능이 점점 저하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남성은 여성의 갱년기보다 증상이 미미하지만 가끔 우울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테스토스테론은 고환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성기능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오해하기 쉽다. 물론 60대는 정자 수가 30%, 70대는 50%로 줄고, 전립선과 정자의 저장소인 정낭의 기능도 약화된다. 하지만 수정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테스토스테론은 뇌, 근육, 뼈, 콩팥 등 신체기관 속 세포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키가 줄고, 삶에 대한 즐거움이 줄어들게 된다. 성욕 감퇴, 발기력 감소, 근력 및 지구력 감소, 기력 약화, 잦은 짜증 등 3개 이상에 해당되면 병원에 가서 혈액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5ng/㎖보다 적다면, 남성 갱년기다. 남성호르몬을 처방받으면 나아지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남성 호르몬을 흡수하는 세포가 줄어들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치료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수면 무호흡증, 부종, 적혈구 증가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기적으로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 한다.

전세계 남성의 약 25%가 갱년기를 겪을 만큼 흔하지만, 실제로 이 때문에 병원에 방문해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의료 전문가들은 비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갱년기 치료를 안받는다면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의료 전문가들은 "갱년기 우울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정서적 지지뿐만 아니라, 본인 스스로도 예전의 지위를 내려놓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음주, 흡연은 갱년기와 연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줄이거나, 삼가는 것이 좋다"며 "주 3회 이상 규치적인 근력운동, 정기적인 성생활, 충분한 휴식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