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저격수' 불구 그동안 세금 환급 내역 안밝혀 의혹, 10년치 납세내역 공개선언

[뉴스분석]

2017년 상원 자산공개문서 106만불
"트럼프도 나처럼 하라" 정조준 압박

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하며 '백만장자 저격수'로 유명한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사진)이 백만장자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10년치 세금 환급 내역 공개를 약속하며 세금 내역 공개를 거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샌더스 의원은 9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난 베스트셀러 책을 썼다. 당신도 베스트셀러를 쓴다면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BS와 인터뷰에서도 "최근 두 권의 책을 썼다. 한 권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5~6개 언어로 번역됐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이 2014년 공개한 세금 환급 내역에 따르면 그는 상원의원 급여 15만6441만 달러(약 1억7800만 원)을 포함한 20만5617달러를 벌었다. 2016년에는 비슷한 금액의 세금 환급 요약문만 공개했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2017년 상원 자산 공개문서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그해 약 106만 달러를 벌었다. 이 가운데 책 인세로 벌어들인 소득이 88만5000달러가 넘었다.

샌더스 의원은 NYT와 인터뷰에서 "매우 빠른 시일 내에, 분명히 4월15일 전에 우리의 10년치 세금 환급을 공개할 것"이라며 그날 도널드 트럼프도 같은 일을 하길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세금의 날인 4월15일 이전에 자신과 부인 제인의 10년치 세금 환급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하고 민주당이 요구한 세금 환급 내역 공개를 거부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 의원은 부유세 신설 및 상속세 인상 등을 주장하는 백만장자 저격수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민주당의 다른 대선주자들과 달리 세금 환급 내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유권자들이 자신의 세금 환급 내역을 알길 원치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후보직을 놓고 겨루면서도 납세 내역 공개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내역 공개를 두고 민주당과 백악관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어 공개가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경선 레이스에 돌입한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키어스틴 질리브랜드(뉴욕) 상원의원 등 민주당 주요 대선 주자들이 납세 내역을 공개한 것도 그가 세금 내역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