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영화감독 100명이 참여하는 옴니버스 영화가 제작된다.

한국영화가 오는 10월 27일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영화 ‘의리적 구토’가 1919년 10월 27일 서울 단성사에서 상영된 것을 기점으로 지난 1962년 공보부에서 이날을 영화의 날로 제정, 이를 기념해 오는 10월 2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한국영화 100년 기념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에 이장호·장미희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17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주년 기념사업을 발표했다.

장미희 위원장은 “저항정신과 자유, 자유에 대한 표현과 탐구는 한국영화의 심장이며, 그러한 정신적 지형은 1919년 10월 27일을 기점으로 시작됐다”고 밝힌 뒤 “자신의 삶을 헌신적으로 바친 개척 영화인들과 존경하는 영화적 스승들과 함께 진지하고 엄숙하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설렘을 축하하는 장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사업계획을 전했다.

주요 사업 중 가장 두드러지는 내용은 한국영화 감독 100명이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100초 짜리 영상 100편을 옴니버스 영화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이미례·이정향 등 여성 감독 50명과 강제규·이준익·윤제균 등 남성 감독 50명이 참여해 5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간다. 또한 이 영화들은 한국영화 100년 기념행사 전 100일부터 매일 한편씩 유튜브를 통해 한편씩 상영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영화 100년 역사의 주요 사건과 인물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과 더불어 단행본 출판물, 인명사전도 제작되며 기념 우표도 발행된다. 10월 중에는 세계 각국 한국영화학자 등이 참석해 한국영화 탄생과 기원을 살펴보는 국제학술세미나도 열린다.

해외에도 한국영화 100년을 알린다. 추진위는 국내 영화제뿐만 아니라 해외 영화제와 연계해 특별상영회를 여는 한편, 세계 각 지역 재외공관에서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특별상영회를 열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추진위는 남북문화 교류가 활성화돼 영화 분야 교류가 추진되면 북한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 필름 등을 찾아 디지털로 복원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이장호 위원장은 “올해 100년을 맞아 영화계가 가진 문제점, 특히 선배 영화인들과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영화인들 사이의 단절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한국영화가 오직 돈의 논리와 시스템으로 제작되다 보니 다양성이 없고 작가 성향이 철저히 배제된 영화들이 나오며, 세대 간 단절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하면서 “지금 재벌기업이 독점한 제작·투자·배급 문제의 많은 부분이 시정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한편,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에는 영화발전기금 예산 15억7000만원이 배정됐다. 예산 부족 문제와 관련, 오석근 사업추진위 부위원장(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사업별로 후원, 협찬을 통해 부족한 사업비를 메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영화진흥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