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된 가수 로이킴(25·본명 김상우)의 이름을 붙인 숲이 철거됐다.

강남구청은 강남구 개포동 광역 지하철 분당선 구룡역 앞 달터근린공원 내 '로이킴 숲'의 우체통과 정자 현판을 17일 오후 철거했다고 19일 밝혔다. 로이킴 팬들과 협의 없이 자체적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킴 숲'에는 'TO 로이킴'이라는 빨간 우체통과 함께 정자에 '가수 로이킴 숲'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강남구청은 우체통과 정자에 붙어 있는 '로이킴 숲' 팻말을 제거했다.

하지만 "로이킴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강남구청 측의 설명과는 달리, "로이킴의 팬들이 로이킴의 앨범 발매를 기념하여 만든 로이킴 숲"이라는 적힌 '메모리얼 트리(Memorial Tree)' 팻말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안내판에는 QR코드가 부착돼 있는데, 이를 스캔하면 숲 조성 참여자들을 확인할 수 있다.

강남구청 측은 매체를 통해 "이 부분은 숲 조성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과 팬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기업 쪽에서도 현재 난감해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로이킴 숲'은 지난 2013년 로이킴이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4'에 출연해 우승한 직후 조성됐다. 당시 그가 정규 앨범 1집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를 발매하자 팬들이 이를 기념하고자 숲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나무를 심었고 로이킴은 숲 내에 정자를 지었다. '로이킴 숲'이 위치한 달터근린공원은 서울시 소유로 강남구청이 관리한다. 강남구청은 로이킴 숲 조성 협의에 참여했다.

한편, 미국에 체류하고 있던 로이킴은 지난 9일 오전 귀국해 다음 날인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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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로이킴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