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도 총선 2차 투표서 발생…"정당 상징 문양 헷갈렸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총선에서 실수로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후보를 찍은 한 남성이 자책 끝에 스스로 손가락을 자르는 일이 발생했다고 인도 타임스나우뉴스와 BBS뉴스 등이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시카르푸르 지역에 사는 달리트(힌두 카스트의 불가촉천민) 출신 파완 쿠마르(25)는 지난 18일 총선 2차 투표에서 전자투표기의 버튼을 잘못 눌렀다.

달리트의 이해를 대변하는 지역 정당 바후잔사마지당(BSP) 후보를 선택해야 했지만,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집권 인도국민당(BJP) 후보를 찍은 것.

인도 총선에서는 종이 투표지 대신 전자투표기가 사용되는데 쿠마르가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2억명)인 우타르프라데시는 이번 총선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지역 중 하나로 BJP에 맞서 BSP와 사마지와디당(SP) 등 지역 정당이 연대한 상태다.

투표 후 상대 정당에 표를 줬다는 사실을 깨닫고 괴로워하던 쿠마르는 결국 투표기 버튼을 누른 왼손 검지를 절단했다.

절단한 손가락 부위에 붕대를 두른 쿠마르의 모습은 영상으로 찍혔고,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다.

쿠마르는 SNS 영상에서 "나는 코끼리(BSP 상징 문양)를 찍고 싶었는데 문양이 너무 많아 헷갈렸다"며 "실수로 연꽃(BJP 상징 문양)에 투표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 전자투표기 화면에는 후보 이름 옆에 연꽃, 손바닥(인도국민회의) 등 정당을 상징하는 문양이 뜬다. 문맹률이 높은 나라인지라 글을 읽지 못하는 유권자도 그림을 보고 지지 정당에 투표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다.

그런데도 쿠마르처럼 버튼 조작을 잘못하는 이가 종종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인도 총선은 지난 1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지역별로 돌아가며 7차례 치러진 뒤 같은 달 23일 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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