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 철도 인접 지역·'러-北 우호의 집'·역사 등 점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달 하반기로 예정된 러시아 방문에서 전용 열차를 이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러시아 관계 당국이 현지 철도 관련 시설들을 점검하는 정황이 속속 확인됐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19일(현지시간) 극동 지역 철도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연해주 정부 및 블라디보스토크시 정부 대표들이 참여한 특별위원회가 블라디보스토크 철도 인접 지역 상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현지 언론은 또 러시아 보안기관이 러북 국경 근처의 러시아 쪽 마지막 역사인 하산역 인근에 있는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도 점검했다고 전했다.

앞서 17일에는 김 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역을 시찰하는 모습이 일본 매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일명 '김일성의 집'으로도 불리는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은 1986년 김일성 주석의 소련 방문을 앞두고 양국 우호를 기념해 북한과 국경을 맞댄 극동 연해주 하산 지역에 세워졌으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때 이곳에서 환영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100㎡ 규모의 단층 목조 건물인 이곳은 평시 박물관으로 이용됐으나 지난 2015년 11월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면서 완전히 소실됐다가 이듬해 4월 복원되기도 했다.

현재 러시아 철도공사(RZD)의 자산으로 등록돼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러시아를 방문할 경우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을 들를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전용 열차로 회담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 투먼(圖們)과 훈춘(琿春)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도착할 수 있다.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오는 방법이다.

다른 노선은 북한 나선지구와 러시아 하산 지역을 연결하는 북러 접경의 두만강 철교를 통과해 북한에서 러시아로 직접 넘어올 수도 있다.

크렘린궁은 전날 김 위원장이 이달 하반기에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도 구체적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현지에선 블라디보스토크의 극동연방대학에서 24~25일께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