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넘어 애완동물까지 '우주 장례식', 사상 처음으로 숨진 고양이 유골 우주장 추진

[신풍속도]

벤처기업'실레스티스펫'통해 조만간 쏘아질 예정
지구궤도 올랐다 대기권 추락 불타 없어지는 방식

비용 5천달러 정도…서비스 방식에 따라 천차만별
인간 우주장은 작년말 100명 유골 로켓 발사 성공


'우주 장례식'. 생소한 얘기같지만 일부 우주강국에선 이젠 사람을 넘어 애완동물에게까지 본격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우주 전문 인터넷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최근 고양이를 사랑하는 한 미국 남성이 숨진 '피카추'라는 이름의 애묘 유골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제까지 사람이나 개의 시신이 우주장으로 치러진 적은 있지만, 고양이는 처음이다.

이 남성은 모금 사이트인 '고펀드미'에 이 같은 내용을 올리고 모금에 들어갔다. 5000달러를 목표로 시작한 이 모금엔 현재 1800달러가 모였다. 이 남성은 "사실 이미 계약서에 사인하고 돈도 다 지불한 상태"라며 "그럼에도 이번 우주장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금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애완동물의 우주 장례식을 대행해 주는 업체는 어디일까.'실레스티스펫(Celestispet)'이라는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의 동물 우주장 서비스는 3~4가지'.

우선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의 우주장은 애완동물의 화장한 시신이 로켓에 실려 무중력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의 지구궤도까지 올라간 뒤 다시 내려오는 방식이다. 주인은 시신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 비용은 2495달러로 의외로 싼 편이다.

두번째는 '지구궤도'(Earth Orbit)라는 서비스다. 과학ㆍ상업 위성과 함께 로켓에 실려 지구궤도에 올라간 뒤 다시 대기권으로 떨어져 불타 없어질 때까지 궤도를 돌게 된다. 비용은 4995달러로 지구돋이 방식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이번에 고양이 우주장을 치르는 남성은 이 방식을 택했다.

이외에도 달에 애완동물의 유해를 묻어주는 서비스 '루나'와, 지구와 달을 넘어 심우주까지 보내주는 '보이저'(Voyager)서비스 등이 있는데 둘 다 비용이 1만2500달러에 달한다.

고양이는 처음이지만 강아지는 이미 오래전에 우주장을 치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실레스티스펫의 모회사이며 인간을 포함한 우주장 전문업체인 실레스티스가 2014년 아폴로와 라이카라는 이름의 개 시신을 우주로 올려보냈다.

인간 우주장은 지난해 12월 100여명의 화장한 유골을 담은 소형캡슐을 로켓에 실어 우주로 발사한 미국 우주장 전문 벤처기업 엘리시움 스페이스가처음으로 실시했다. 당시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팔콘로켓에는 63개의 다양한 소형위성과 함께 화장한 사람의 유해 일부를 담은 '엘리시움 스타2'위성도 실려 지구 저궤도에 올라갔다. 엘리시움에는 일본인 30명의 유해도 담겨, 일본에서도 우주장례식이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해는 아니지만 '은하철도 999'의 만화가 마쓰모토 레이지가 자신의 손톱 일부 잘라 보내는 형식으로 우주장에 미리 참가하기도 했다. 인간뿐만 아니라 애완동물에 이르기까지 우주 장례식은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