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170원 기록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미주 한인사회 희비 교차

[뉴스분석]

美 기준금리 인하 기대 차단 달러화 강세
유학생들 시름, 한국 방문 관광객들 희색

원· 달러 환율이 달러당 1170원대로 치솟으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3원 오른 1170.0원으로 거래됐다. 환율 1170원은 작년 말 1116.0원과 비교했을 때 54원이 상승한 것이다.
이는 2017년 1월 9일 1177.6원을 기록한 이후로는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4월 초부터 지난 달 3일까지 원·달러 환율은 1050원대에서 1170원대까지 10.73% 올랐다. 특히 지난달 1100원대 초반을 기록하던 원·달러 환율은 24~25일 이틀동안 무려 20원 급상승 한 것이다.

반면 주가는 환율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6일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1508억원 어치를 순매수하고 주식 선물시장에서는 8804억원어치(1만2천366계약)를 순매도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코스피는 2196.32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보다 0.74% 낮은 수치이며, 코스피지수는 작년 4월 초부터 지난 3일까지 10.14%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 강세(원화 약세)를 의미한다. 달러화 강세 흐름은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4일 북한이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올린 후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졌다. 시장이 불안할 때는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 현상을 보이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향후 1200원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환율 급등은 미주 한인들에게도 직접적인 경제적 영향을 초래 하고 있어 한인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UCLA에 재학중인 유학생 김모씨는 최근 강달러 현상에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뿐이다. 다달이 한국에서 부모로부터 학비 및 생활비를 송금받는 김씨. 유학생이라 감당하기 힘든 학비에 환율까지 오르자 한국에서 보내야 하는 비용은 더욱 더 많아졌다. 김씨의 부모님은 "인편에 생활비를 대신 전해줄 사람을 찾다가 결국 포기하고 일단은 환율이 내리기를 희망하며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반면 어버이날을 맞아 최근 한국의 부모님께 용돈을 보낸 LA의 최모씨는 강달러 현상으로 인해 "생각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원화를 보내게 되어서 뿌듯했다"며 부모님이 기뻐하셨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 관광객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이밖에 LA에서 한국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한인 업주들은 원 달러 환율의 상승세로 인해 자연히 낮아지는 수입원가에 경제적인 이득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