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 독서 안하고 서적 구입'뚝'…하나 둘씩 사라지는 타운내 서점 '씁쓸'

[생·각·뉴·스]

한때 한인 서점 16개 '북적북적' 성업 옛말
몇개 남은 곳도 매출 부진 버티기 쉽지않아
"종이 책의 설레임·풋풋함 잊은 세대 아쉬워"

타운내 서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전자책 및 인터넷 매체가 활성화 되면서 책방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라면 냄비 받침대로 전락한 책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서점은 꼭 책을 사기 위해 가는 곳은 아니었다. 동네에 몇개씩 있던 서점은 동네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그 곳에선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한쪽 벽 구석에 기대거나 바닥에 철푸덕 앉아 모두 함께 자유로이 책을 읽곤 했다. 두런두런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오가는 인간미 넘치는 공간이었다.

종이 책 읽기의 묘미는 남다르다. 묵직한 책 표지를 열기 전의 두근거림, 새하얗게 코팅된 빳빳한 종이를 넘길때의 설레임…물론 누렇고 쾌쾌한 냄새가 나는 해묵은 중고책의 책장을 넘길 때의 아련함도 빼놓을 수 없다.

시 공간을 초월하며 그려지는 나만의 '책' 세상 속에서 한장 한장 넘기는 책장에 손가락이 분주하다가도 어느 한 페이지에서 멈춘다.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으며 의미를 곱씹어 보고 살며서 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생각을 끄적이기도 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기억하는 책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집안에 대대손손 내려오던 책들은 뜨거운 라면 냄비를 받히는'받침대'로 전락했다. 차안에서, 까페에서 홀로 책을 읽는 사람들은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는 대신 스마트폰이 모든걸 대신한다.

LA한인사회도 마찬가지다. 책을 사기위해 서점을 찾거나, 전처럼 책을 읽는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15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한인 서점이 많을 때는 무려 16개가 영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동아 서점', '정음사', '샘터서림'등 내로라하는 서점들이 문을 닫았다. 얼마 전엔 꽤 오랜 시간 영업을 해온 '로데오 서점'이 간판을 내렸다. 이제 타운에 남아있는 서점은 '세종문고', '알라딘'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박씨는 "요즘엔 경기 부진 등 까지 겹쳐 책방을 찾는 사람이 더 줄었다"며 "수지도 맞지 않고, 매출도 점점 더 떨어져 버티기가 쉽지않다"고 말했다.

▶美 '반스앤노블'도 매출 급락

10년째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또다른 업주 김모씨 역시 "대부분 인터넷으로 사전 주문을 하고 서점에 와서는 픽업만 해가는 추세"라며 "예전처럼 서점이 책 사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양길의 서점 실태는 미국시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반스앤노블'이 여전히 미국 1위 서점 체인이지만 기업가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해 주식의 시가총액은 4억달러로, 최고를 기록했던 2006년의 20억달러에 비하면 80%가량이나 낮다. 이 역시도 현재 온라인 서점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아마존 등의 온라인 서점의 영향으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탓이다.

이에더해 스마트 폰으로 인해 급격히 줄어든 '평균 독서율'도 이같은 서점 실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경우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1년간 책을 1권 이상 읽은 사람의 독서율은 성인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해 성인은 5.4%, 학생은 3.2% 감소한 수치로 1994년 처음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저치다. 독서를 하지 않는 이유로 '일과 학업 때문에 시간이 없다'가 가장 많았고 특히 '스마트 폰 이용, 게임, 인터넷' 순으로 독서를 방해하는 요인을 꼽았다.

"전자책은 종이책이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디지털 시대가 채워주지 못하는 정서적 안정을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점의 쇠퇴를 안타까워 하는 한 서점 주인의 바람이 귀를 때린다. 오늘 점심시간이나 퇴근 길에 오랫만에 책방을 한번 들려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님 가장 싫어하는 어버이날 선물은 '책'

젊은 세대만 책 읽기를 싫어할까? 아니다. 부모 세대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 한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어버이날'선물로 부모님이 가장 싫어하는 선물로 '책'이 1위로 꼽혔다. 이유는 '열심히 살라는 압박으로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아하는 선물은? 물론 '현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