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 36% 급등 불구 젊은 입대 지원자 급감, 늙은 이탈리아軍 평균 나이 38세

[유럽]

'병력부족'독일·덴마크 등 외국인에 군대 개방
영국,"셀카·게임 중독자도 환영" 모병 안간힘

유럽 국가들이 젊은이들의 군 입대 기피로 병력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살바토레 파리나 합참의장은 "올해 신병 8000명을 모집할 예정이었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엄격한 병영 생활을 못 하겠다며 신병 선발 절차 도중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실업률이 35%에 달하는 이탈리아에서 모병 정원을 못 채우는 이유는 '밤보치오니(큰 아기라는 뜻)'로 불리는 젊은이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지적했다.

부모에게 의존적인 밀레니얼 세대들이 엄격한 군 생활을 피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군인의 평균 나이는 1990년대 이전에는 25세 안팎이었지만 현재는 38세로 급격히 높아졌다.

병력 모집에 애를 먹는 건 이탈리아뿐이 아니라 유럽에서 널리 나타나는 현상이다.

독일은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이후 젊은이들이 군대를 기피해 병력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을 독일군으로 뽑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독일에 거주 중인 EU(유럽연합) 회원국 국적자 중에 IT 전문가, 군의관 등 비(非)전투병을 뽑는 방안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다만 젊은이들을 빼가는 다른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막기위해 가능하면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1990년 54만명이었던 독일군은 지난 2011년 사실상 징병제를 폐지한 뒤 올해 기준으로 18만2000명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이후 독일 국방부는대대적인 재편성을 계획하며 모병 노력을 강화해왔다. 지난해에는 2024년까지 군인 수를 19만8000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독일에 앞서 덴마크·벨기에·아일랜드도 EU 국적자들을 대상으로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영국도 고질적인 병력 부족에 시달리자 올해 파격적인 신병 모집 캠페인을 전개했다. 신병 모집 포스터에 '셀카 중독자, 스마트폰 좀비, 게임 중독자를 환영한다'는 문구를 넣었다. 요즘 젊은 세대의 특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테니 군인이 되라고 권유하는 것이다. 또 올해부터 영(英)연방 국가 국적자라면 영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없어도 입대를 허용했다. 이전에는 영연방 국가 출신이더라도 영국에서 5년 이상 거주해야 군에 입대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