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회장 전광훈 목사 '文 대통령 하야' 발언 일파만파…남가주 교계도 들썩

[뉴스포커스]

대다수 목회자들 "부적절한 막말" 한목소리 비난
"건전한 비판 필요하지만 종교와 정치는 분리해야"

"영적 신앙에 가린 종교의 사회 이슈 외면안돼
인권 유린, 동성애, 낙태등엔 강력한 목소리 내야"

지금 한국은 그야말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 때문에 온나라가 들끓고 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외치며 문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연내에 대통령직에서 사퇴하라"고 요구한 이후 연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권이 "막말, 망발"이라고 맹렬히 비난하고 종교계서도 "기독교인으로서 창피하다"며 고개를 흔들고 있지만 정작 전 목사는 꿈쩍않고 되레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더해 일부 극보수 인사들은 "속시원하다"며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전 목사의 발언이 도를 넘은 측면도 있지만 이번 사태는 '종교와 정치'의 역학관계, 종교인의 정치 참여 등의 문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남가주 교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감대 형성 여부가 열쇠

남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목회자들은 대다수가 전 목사의 행태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교계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대통령 하야를 운운하는 등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계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성열린문교회의 박헌성 담임 목사는 "기본적으로 정치와 종교는 분리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목사 또는 시민의 양심으로 어떠한 발언도 할 수는 있지만, 한기총이 한국 교계 전체를 대표하지도 않지만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그런 발언들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송정명 목사(대표회장 미주성시화운동본부)의 경우 "전광훈 목사가 대통령 하야 등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 같다"며 "경제를 비롯한 다양한 정부 정책에 대해 건전한 비판은 할 수 있지만 목회자가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잘못된 정치 당당히 맞서야

주님의영광교회의 신승훈 담임 목사는 종교의 정치 참여에 대해 약간 다른 의견을 보였다.

신 목사는 "정치적인 발언보다는 기도 및 투표 참여 등 하나님의 방법으로 적극적인 정치 참여는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당이나 개인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가 아닌 그들이 추구하는 정책이나 가치가 하나님의 말씀에 위배된다면, 핍박을 받는다하더라도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동포들에 대한 인권 유린이나 하나님을 부정하는 공산당과 같은 그런 정당 및 단체들의 도전에는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피력했다.

샘 신 목사(남가주한인목사회 전 회장)는 "전광훈 목사의 발언은 언급할 필요조차 없지만, 교계가 사회적인 이슈에서 영적으로만 생각하고 흘러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성도들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든지, 말씀과 다른 잘못된 성교육, 인권 유린 등 정치·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말씀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진보 신앙관의 조화

미국의 저명한 사상가이자 신학작인 라인홀드 니이버 교수는 저서 '윤리학'에서 참된 기독교는 두 가지 큰 관점에서 건강한 조화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이며, 둘째는 이웃을 향한 수평적 관계이다. 전자는 종교 및 신앙, 후자는 윤리 및 사회적인 삶을 의미한다. 즉, 올바른 기독교는 종교와 윤리, 신앙과 행위, 그리고 정신과 물질의 조화속에서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니이버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영적인 신앙만 강조하고 현실을 외면했던 정통적인 보수 신앙관과 이웃에 대한 현실 및 사회 문제만을 강조해 영성 및 신앙이퇴색해버린 진보 신앙관을 가진 교회 양쪽 모두에게 던진 개혁적인 선언으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에게도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