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마리 생존 희귀 앵무새 '카카포'

[뉴질랜드]

뉴질랜드에 단 200여 마리만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종 앵무새 '카카포'(사진)가 곰팡이 전염으로 또다시 멸종 위기에 처했다.

13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뉴질랜드에서 카카포 7마리가 '아스페르길루스증'이라는 병으로 폐사했다. 아스페르길루스증은 통상 폐가 곰팡이에 감염돼 생기는 병이다.

날지 못하는 야행성 조류인 카카포는 뉴질랜드 토종으로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앵무새 종이다. 현재 확인된 개체 수가 214마리에 불과한 멸종 위기종이다.

과거에는 뉴질랜드 전역에서 볼 수 있었던 카카포는 인간에 의한 서식지 파괴와 유해 해충 등의 영향으로 1990년대 중반 한때 개체 수가 50여 마리까지 줄었다. 이후 환경 당국의 지속적인 보존 노력 덕에 소폭이나마 개체 수가 늘기 시작했지만, 이번 감염병으로 다시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당국은 과학자와 자연관리원,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이 팀을 구성해 카카포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클랜드 동물원의 수의과 책임자는 "지금 살아 있는 카카포가 모두 죽을 수도 있다. 종 보존을 위해 한 마리 한 마리가 소중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