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 연예인 중 과거 마약을 자랑한 적 있다. 이제야 조금이라도 밝혀져 속이 시원하다.”(한 제작사 관계자)
“YG의 양현석부터 줄줄이 잘못한 연예인들도 많지만, 남아있는 아티스트는 어쩌나…. 대형기획사의 몰락을 반가워 할 만 한 일은 아니다.”(한 매니지먼트 관계자)
“(마약 관련 이슈는)지금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남아있는 것들이 또 있다. 진짜 알려질까?”(광고업계 관계자)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 끊이지 않고있다.

그동안 쉬쉬해오던 일들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자칫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타격이 있지는 않을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때 대중 그리고 연예인들 사이 ‘YG패밀리’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예술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그야말로 누구나 선망하던 회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시차를 두고 이어져온 소속 연예인들의 마약 스캔들로 끝내 몰락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 모든 것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여온(?)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연예인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와 집단의 문제로 비쳐지는 게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얼굴인 양현석도 구설수에 휩싸이는 등 벼랑 끝에 몰리자 지난 14일 사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사태를 진화하려 했지만, YG엔터테인먼트 전체를 향한 따가운 시선은 가시지 않고 있다.

첫 스타트는 빅뱅의 지드래곤이 끊었다. 그는 2011년 5월 일본 방문 중 대마초를 피웠다가 7월 검찰에 적발됐고, 탑은 2017년 연습생 한서희와 대마초를 피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빅뱅을 탈퇴한 승리는 클럽 ‘버닝썬’ 사건의 핵심 피의자이자 성접대 논란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콘 비아이 역시 마약구매·투약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위너 이승훈이 비아이 마약 사건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또한, 비아이의 마약 의혹은 점차 커저 YG 내부만의 문제가 아닌 경찰 유착으로까지 범위가 넓혀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경찰은 “YG 외압과 경찰 유착 여부 등 언론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엄중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 YG를 떠난 남태현의 과거 발언 역시 재조명되고 있다. 남태현은 지난 2016년 위너에서 탈퇴할 당시 손가락에 ‘I DON’T DO DRUGS. I AM DRUGS’(나는 마약 안 해. 내가 곧 마약이야)라는 문구의 타투를 새겼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관계자들의 증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YG약국’이라는 말을 안 들어 본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나 마약했어요. 그런데 안걸려요’라며 말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술에 취한 상태였고, 너무 당혹스러워서 지나갔는데 이제야 그 의미를 알았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동안 YG는 친절한(?) 회사는 아니였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때 마다 “사실무근”이라고 발뺌을 하거나, ‘무대응이 회사의 방침’이라며 공식입장 없이 입을 닫았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양현석 대표가 했기 때문에, 다른 사내 관계자들이 함께 거들거나 의논을 할 상황도 이니었다. 이같은 YG의 불친절한 태도는 업계 관계자들이라면 익히 들었을 “YG는 절대 걸리지 않는다. 든든한 빽이 있다”는 소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이 점점 커지고, 구체화되면서 앞으로 YG에 쏠린 관심은 아이돌 스타들을 좋아하는 젊은 층 만이 아니라 전 연령층으로 폭이 넓혀지게 됐다.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일원에서 성공한 기업가로 제2의 삶을 시작한 양현석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까에 대한 궁금증 뿐 아니라 또 다른 YG 소속 연예인들도 의혹에 연루되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지켜보는 눈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또 다른 사실들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 YG관련 스캔들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켜봐야 할 것들이 많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YG에 대한 비난의 시선들도 많지만, 업계 전반적인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하는 관계자들이 더 많다. 한 한류스타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관계자는 “YG가 그동안 가장 성과를 냈던 것 중 하나가 해외진출이다. 자연스럽게 일련의 사태로 인해 잘 쌓아온 K팝에 대한 이미지가 추락했다. YG같은 회사의 문제가 알려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만큼 K팝에 미치는 리크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whice1@sportsseoul.com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