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이민 규제 강화로 아르바이트 종업원 급감…유학생들 "캐시 잡 걸릴라"

[뉴스진단]

"한국어·영어 다 잘해 선호…채용 순위 넘버 1"
"까다로워진 이민법, 위험 부담 커" 취업 기피
전체 한인 유학생 감소도 한 몫, 6년 연속 줄어

#가디나 인근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지미 이(65)씨는 종업원을 구하지 못해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유학생들은 아예 구직 희망자가 없다. 예전 같으면 광고를 내기가 무섭게 대여섯명씩 문의해오곤 했는데 요즘들어선 한두사람 있더라도 되레 제발 일해달라고 사정을 해야할 정도다. 영어가 서툰 이씨는 할수없이 고용한 타인종 종업원들과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이래저래 머리가 아프다.

한인 업소에게 아르바이트 하며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크게 줄었다.

한국서 미국으로 유학오는 학생 수가 줄은 탓도 있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강화된 이민정책으로 인해 만의 하나 이런저런 이유로 적발될 것으로 우려한 유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기피하고 있다. 이씨는 "이민 규제가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현금 받고 일 하겠다는 유학생들이 없다"고 말하고 "예전처럼 유학생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고 밝혔다.

LA의 한 까페 업주는 "유학생들은 영어도 하고 우리 말도 잘하기 때문에 돈을 좀 더 주더라도 채용하곤 했다"고 말하고 "가뜩이나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종업원 채용에 애를 먹고 있는데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한인 유학생이 감소한 이유는 꼭 이민법 규제 때문만은 아니고 한국의 부모에게서 생활비를 지원받기 때문에 유학생 신분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캐시 잡'을 뛸 정도로 생활이 다급하지 않다는 것이다

유학생 김모씨(23)는 "한인 식당에서 일했는데 수개월전 그만뒀다"며 "공부하느라 시간도 없고 부모님도 어렵게 일하지 말고 공부에 열중해서 유학을 빨리 끝내라고 한다" 고 말했다.

또 다른 유학생 박모씨(24) 역시 "신분문제도 있는데 위험을 무릅쓰면서 까지 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주변의 다른 유학생 친구들도 요즘엔 아르바이트를 꺼린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유학생 수가 점점 줄어든 것도 이같은 현상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교육연구원 (IIE) 에 따르면 2016~2017학년도 미국 대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인 유학생 수는 5만8663명 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7만 명을 훌쩍 넘었던 한인 유학생 수는 2007~2008학년도 이후 5만명으로 줄었다. 2010년 이후 유학생 수는 6년 연속 감소세다. 졸업 후 비좁은 취업문턱 때문에 미국에 남을 수 있는 유학생 수 역시 줄어들었다.

또한 지난해 한인 유학생의 OPT 신청자 수는 9100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5% 감소했다. 이민서비스국 (USCIS) 에 따르면 2015~2016년에 전문직 취업 (H-1B) 비자를 취득한 한인은 1857명으로 전 년도의 1870명보다 줄었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추세로 보면 앞으로 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자 하는 유학생을 찾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과 맞물려 이래저래 장사하기 쉽지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