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여파, 美 현지법인 12.9% 증가…中 현지법인은 5.3% 감소 대조

[뉴스인뉴스]

SK·한화그룹 미국 시장서 각각 68%, 31% 급증
美 정부 해외투자 유치 적극 국내 기업들 화답
사드 여파 롯데, 中서 2년 새 82개→47개로 급감

지난 2년간 한국의 10대 그룹 소속의 중국 법인은 줄고 미국 법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해외 현지법인은 올해 3월 말 기준 2580개로 전년 동기 2477개보다 4.2%(103개)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법인이 480개로 18.3%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그러나 2년 전의 507개와 비교하면 5.3%(27개) 감소한 수치다. 중국법인은 지난 2013년 3월 말 437개, 2015년 3월 말 482개, 2017년 3월 말 507개로 증가하다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롯데그룹은 10대 그룹 중 중국 현지법인을 가장 많이 줄였다. 롯데그룹의 중국법인은 2017년 3월 말 82개에서 올해 3월 말 47개로 42.7%(35개) 감소했다.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 제공 후 중국 정부의 견제가 심해지자, 롯데그룹이 중국 사업을 상당 부분 철수했기 때문이다.

반면, 10대 그룹의 미국법인은 2017년 3월 말 350개에서 올해 3월 말 395개로 2년 만에 12.9%(45개) 늘었다. 전체 해외법인 중 15.3% 수준이다.

재벌닷컴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 강화와 미국 내 해외투자 유치 정책 강화로 우리 기업들의 미국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화 전략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의 미국법인이 이 기간 38개에서 64개로 68.4%(26개) 증가해 10대 그룹 중 가장 많이 늘었다. 한화그룹도 78개에서 102개로 30.8%(24개) 증가했다.

그 외에는 베트남과 터키 현지법인이 급증하며 현지법인 수에서 중국과 미국에 이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베트남법인은 2017년 3월 말 81개에서 올해 3월 말 97개로, 터키법인은 같은 기간 45개에서 97개로 늘었다. 이 두 국가는 아시아와 유럽시장의 새로운 거점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이어 ▲일본(96개) ▲캐나다(85개) ▲인도(82개) ▲홍콩(80개) ▲인도네시아(79개) ▲싱가포르(72개) 순으로 해외 현지법인이 많았다.

2년간 그룹별 해외 현지법인 증감을 살펴보면, ▲삼성(-5.4%) ▲롯데(-5.8%) ▲포스코(-6.6%) ▲GS(-1.9%) ▲농협(-64.3%)은 감소했다. ▲현대자동차(4.3%) ▲SK(17.4%) ▲LG(9.5%) ▲한화(44.6%) ▲현대중공업(2.6%)은 해외법인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