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정체불명 항적' 발표했다가 "기러기 추정 새떼 20여마리"로 정정
軍, 오후 2시 40분 군통신망으로 북측에 '우발적 충돌방지' 조치 통보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준삼 기자 = 북한 소형목선 경계 실패로 비난을 자초한 군 당국이 이번에는 기러기로 추정되는 새떼를 정체불명 항적으로 오인해 KF-16 전투기 여러 대를 띄웠다.

합동참모본부는 1일 "오늘 오후 1시 10분부터 4시까지 공군 레이더에 떴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항적을 포착했다"면서 "중부전선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미상 항적이었고, 레이더에 식별은 됐으나 포착은 안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후 공군 조종사가 대응 조치에 나서 새 20여 마리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KF-16 등 전투기 수 대를 띄워 이 미상 항적을 추적하며 대응 비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오후 2시 40분께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해 군 통신망을 이용해 북측에 전화 통지문을 발송했다. 북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투기는 레이더에 잡힌 이 항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비행금지구역 위쪽까지 비행했다고 합참 측은 설명했다.

앞서 합참은 이날 오후 1시께 강원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레이더에 정체불명의 항적이 포착돼 확인조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미상 항적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 이남 상공에서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이 미상 항적이 고도 1만5천 피트(4.5㎞) 상공에서 포착돼 군사분계선을 넘자 북한군 헬기 또는 무인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했다.

남쪽으로 계속 이동한 이 항적은 강원도 태백산 상공에서 새떼로 최종확인됐다. 합참 관계자는 "미상 항적이 고도 3∼5㎞, 50노트의 속도로 비행했다"며 "독수리는 7.5㎞까지 날고, 기러기나 고니도 해당 고도에서 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은 이 항적을 계속 확인하고 있었고 항적을 따라 계속 식별했고 우리 비행사가 조치하면서 두 번을 새떼로 확인했다"면서 "특정할 수는 없지만, 기러기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처음에 정체불명의 항적이 레이더에 포착됐다가 사라졌다 한 것은 한 군데 모여 날던 새떼가 분리됐다가 다시 모였다 하는 행동을 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합참 측은 군 당국이 과민반응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필요한 군사대비태세는 늘 하는 것"이라며 "(정체불명의 항적에 대한) 질문이 계속 들어와서 문자공지를 통해 언론에 알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