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재벌 무기징역…'외식 왕'의 몰락

[인도]

요식업계 선구자 라자팔고, 대법원서 형 확정
채식 전문'사라바나 바반'성공 입지전적 인물
점성술사 말 듣고 여성의 남편 납치·살해 감행

세계 각지 80개 분점 인도 대표 프랜차이즈 식당

인도 외식업계 선구자로 꼽히는 한 재벌이 세 번째 부인으로 삼고 싶은 여성의 남편을 청부 살해해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여자에게 결혼해 달라고 협박하다 결국 평생을 철창안에서 보내게 된 것이다.

인도 요식업계 재벌인 P.라자팔고(71)는 외식이 흔치 않았던 1981년 첸나이에 채식 전문 식당인 '사라바나 바반'을 열어 크게 성공한 입지적 인물이다.

사라바나 바반은 인도 전역은 물론 뉴욕·파리 등 세계 각지에 80여개 분점을 낼 정도로 인도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성장했다.

사라바나 바반은 인도의 서민들이 특별한 날 외식을 위해 찾고, 해외의 인도 노동자들도 고향 생각이 날 때 이곳을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도사'가 가장 잘 나가는 메뉴였다. 도사는 쌀가루로 만드는 인도 남부 지역의 팬케이크다. 이에 따라 그는 '도사 킹'으로 불렸다. 그는 항상 하얀 옷을 입고 미간에 하얀 점을 찍는 것으로 유명하다.

라자팔고는 지난 2000년 식당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의 딸을 본 후 세 번째 부인으로 삼기 위해 갖은 애를 썼다. 당시 이 여성은 유부녀였다.

라자팔고는 점성술사가 "이 여자와 결혼하면 더 높은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조언하자 몇 달 동안 결혼을 해달라며 여성의 가족을 협박했다.

급기야 2001년 10월 직원들을 사주해 해당 여성의 남편을 납치해 살해하도록 했다.

그는 2004년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형량이 늘었다. 사건 발생 후 18년이 지난 올해 3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라자팔고는 몇 달간 감옥생활을 했지만 병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그는 대법원 확정판결로 당초 지난 7일 무기징역 형기를 시작하게 돼 있었으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수감연기를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