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람 장관 100만 시위 한 달만에 백기
사퇴 거부'절반의 승리'평가도

홍콩시민 100만명이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시위를 펼친지 한 달 만에 캐리 람(사진)행정장관이 두 손을 들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9일 중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대해 "이미 죽었다"고 말했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하루 최다 200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한 달째 홍콩 도심 거리를 메우며 시위한 홍콩 시민들에게 굴복한 것이다.

그러나 람 장관은 시민들이 요구해온 '완전 철회'라는 표현을 피한 채 "법안이라는 게 오늘 철회된다고 해도 입법회(의회)에 다시 올려질 수도 있는 것"이라는 식의 사족을 달았다. 또 시위대들이 요구해온 체포된 시위자 석방, 람 장관 사퇴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때문에 람 장관의 '법안 사망'발언에도 홍콩 시민들은 '절반의 승리'밖에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리 람 장관의 '법안 사망' 발언에도, 그에 대한 불신과 사퇴 여론이 여전히 강한 상황이어서 시위 사태가 잦아들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