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선거 유세 중 말실수, 불륜 조장 논란 자초…농담조로 투표 독려하다 역풍

[일본]

이전에도 각종 설화로 여러차례 구설수
美선 "말실수도 트럼프 따라하기" 조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닮아가는 걸까.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국 유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잇따른 말실수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16일 아베 총리는 전날 니가타(新潟)현 조에쓰(上越)시 거리연설에서 시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며 "아버지들도 연인을 유혹해, 어머님들도 옛날 애인을 찾아 투표소를 방문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연설 중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투표해달라"고 당부하면서 농담 섞인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아버지, 어머니의 애인이라는 단어를 등장시켜 '불륜 조장'논란을 자초했다는 곱잖은 시선을 받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를 놓고, 단순한 말실수일 가능성이 크지만 '아버지는 연인과 함께'라는 말이 어머니들의 분노를 사고, 물의를 빚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베 정부는 자녀를 키우고 있는 어머니 세대, 약 30∼50대 여성 계층의 지지율이 가장 낮은 편이다.

아베 총리는 이전에도 각종 설화로 많은 반발을 불러왔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 오전 시가(滋賀)현 구사쓰(草津)시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에다노(枝野) 씨…아니 이제는 민주당이 아니죠? 입헌민주당이네요"라며 말실수를 한 뒤 "자주 당명이 바뀌어 기억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여 청중의 웃음을 끌어냈다. 문제는 이 표현을 7일에는 지바(千葉)현과 도쿄(東京)도에서도 6차례나 반복했다는 점이다.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상대를 공격했다는 의혹으로 선거방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6월 27일 오사카(大阪)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 인사말에선 "메이지(明治)유신의 혼란으로 소실된 오사카성을 충실하게 복원했지만,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가 장애인을 홀대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9월엔 한 모임에서 "G7 중 유일한 유색인종이 일본"이라는 발언으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아베 총리의 의도된 말실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킨다고 분석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5일 아베 총리에 대해 "모호하고 특정되지 않은 국가 안보상의 우려를 들어 전자 산업에 필수적인 화학 소재에 대한 한국의 접근을 제한하며 자유무역에 타격을 가한 가장 최근의 세계 지도자가 됐"며 "무역을 무기화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