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메이저리그에서는 '돌부처' 오승환(37)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사실상 끝났다.
버드 블랙 콜로라도 로키스 감독은 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를 마친 뒤 MLB닷컴 등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오승환의 팔꿈치 수술 사실을 알렸다.
토미 존 수술이 아닌 팔꿈치를 청소하는 차원의 수술로 알려졌지만, 어쨌든 남은 시즌은 뛸 수 없게됐다.
콜로라도와의 계약은 올 시즌까지이기 때문에 콜로라도와의 인연도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승환의 재기 의사가 분명하고 콜로라도의 의지가 있어 재계약을 할 경우 콜로라도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지만 그럴 확률은 거의 없다.
오승환은 수술도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돌아가 받을 예정이다.
현역 메이저리거가 한국으로 돌아가 수술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오승환이 미국 생활을 접겠다는 의사가 분명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결국 오승환은 원 소속팀인 KBO리그의 삼성 라이온스로의 복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작년 시즌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가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 KBO리그에서 그는 임의탈퇴 신분이기에 삼성으로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복귀 시점이다. 오승환은 불법 도박 스캔들에 연루되며 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콜로라도와 관계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복귀, 남은 시즌을 재활하면서 징계를 소화하면 선수 입장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오승환은 현재 메이저리그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선수는 방출할 수 없다. 방출을 위해서는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킨 뒤 웨이버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다. 시즌 아웃 사실이 공개된 상황에서 콜로라도가 이 같은 꼼수를 사용할지 의문이다.
콜로라도가 이 같은 꼼수를 써서라도 오승환을 풀어준다 하더라도, 이는 바이아웃 문제가 해결됐을 때 가능한 일이다. 콜로라도는 자선단체가 아니다. 엄연히 계약이 남아 있는 선수를 '쿨하게' 풀어줄 일은 없다.
삼성도 다음 시즌에 자유의 몸이 되며, 이번 시즌 뛰지 못하는 선수를 굳이 지금 당장 이적료를 지급하면서 영입해야 할 이유가 없다. 재활 기간을 이용해 징계를 소화한다는 것도 도의적으로 보기 좋은 그림은 아니다.
오승환은 지난 2016년 빅리그에 진출, 세 팀에서 232경기에 등판해 16승 13패 평균자책점 3.31 42세이브를 기록했다. 마무리는 비록 아쉽게 됐지만, 한국 야구 메이저리그 도전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