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출산 하루 뒤 담요에 싸서 버려…DNA 검사 결과 일치
경찰, 허위자백한 다른 여성 '혐의없음' 송치 예정

(밀양=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밀양 한 헛간에 신생아를 버린 비정한 친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앞서 경찰에 엉뚱하게도 허위 자백을 한 다른 여성은 이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결론 나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경찰은 영아유기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밀양시내 한 주택 헛간에 갓 태어난 여자 아기를 분홍색 담요에 싼 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유기 하루 전인 9일 오후 6시께 본인 집 화장실에서 홀로 출산해 아기를 데리고 하룻밤을 잔 뒤 다음 날 아기를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병원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여 지난 25일 오전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또 행적 조사에서 A씨가 탄 차량이 범행 현장 주변을 출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곧바로 DNA 긴급 검사를 의뢰했다.

이어 당일 오후 A씨가 아기의 친모가 맞다는 회신을 받았다.

A씨는 "몸이 좋지 않은 데다 여러 사정상 아기를 양육할 수 없을 것 같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아기를 발견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 맡겨서 키워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도 했다"며 "유기 이후 뉴스를 보고 죄책감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가 아닌 다른 여성을 피의자로 입건한 경찰은 DNA 검사 결과 지난 18일 해당 여성이 친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전면 재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해당 여성은 순순히 혐의를 인정하기까지 했지만, 우울증 등에 허위 자백을 한 것으로 경찰은 결론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에 영아유기 혐의로 입건한 여성은 이번 사건과는 관련 없음이 확인돼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기는 유기 하루 뒤인 지난 11일 오전 7시께 몸 곳곳에 벌레 물린 자국이 있는 채로 해당 주택에 사는 할머니에 의해 발견됐다.

할머니는 다른 주민들과 함께 아기를 씻기고 탯줄을 자른 뒤 119에 신고했다.

아기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6일 동안 입원한 뒤 건강을 회복하고 퇴원했다.

현재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한 양육시설에서 애칭으로 불리며 보살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