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제·시장수요 등 고려…상반기에 일부 낸드 공정 R&D로 전환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와 반도체 수요 부진 등에도 불구하고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생산라인 최적화·효율화 전략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특히 올 상반기에 일부 낸드플래시 생산공정을 연구개발(R&D) 설비로 전환하는 등 일찌감치 시장 수요에 대응했으며,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도 실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삼성전자가 어제 올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인위적 감산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 수요 등 상황 변화에 대응한 전략은 이미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웨이퍼 투입을 줄이는 방식의 인위적 생산물량 감축은 없지만 생산공정 전환 등을 통해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품목에서는 사실상 생산량 조절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메모리사업부의 전세원 부사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감산 여부에 대한 질문에 "반도체 수요 변동에 따라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화성캠퍼스 12라인 낸드플래시 생산설비와 관련, "최근 낸드 수요가 플래너(평면)에서 (3D 등) V낸드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반기부터 일부 플래너 캐파(생산설비)를 R&D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화성캠퍼스 13라인에 대해 이미지센서 라인 전환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제하면서도 "전체 반도체 라인의 효율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고 밝힌 뒤 "D램 업황의 중장기 전망과 이미지센서 수요 전망, 라인 효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일부 수요가 부진한 품목에 대해서는 감산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삼성증권[016360]은 이날 투자 보고서에서 "인위적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기보다 라인 효율화와 공정전환으로 인한 캐파(생산능력) 감소로 생산량과 재고를 줄여간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업종에서 마찬가지겠지만 '절대로 감산은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리더로서 기술 전환과 시장 수요 등에 따른 생산라인 효율화는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등 악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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