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전 수술받은 환자 한국서 첫 몸속 희귀암 발병…미국선 7년간 186건 보고
[건강뉴스]

美 FDA 앞서 유발 경고, 韓 식약처 리콜조치
"덩어리 생기거나 발진 땐 전문가 진료 필요"

한국의 40대 여성이 7~8년 전 인공유방 보형물을 가슴에 삽입했다가 몸 속에 종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인공유방 보형물과 암 유발 관련성이 처음으로 진단·확인된 사례다.

특히 미국서도 이같은 사례가 2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나 주목을 끌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16일 국내에서 유방 보형물 연관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이하 BIA-ALCL)'환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BIA-ALCL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 암의 한 종류로 유방암과는 별개의 질환이다. 의심 증상은 장액종으로 인한 유방 크기 변화, 피막에 발생한 덩어리나 피부 발진 등이 있다.

지난 15일 전문가 회의 결과에 따르면 환자는 40대 여성으로 약 7~8년 전 유방 보형물 확대술을 받았다가 최근 한 쪽 가슴에 붓기가 심하게 발생해 성형외과 의원을 방문했다.

이후 환자는 BIA-ALCL 의심으로 대학병원 검사 끝에 13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엘러간의 거친 표면 유방 보형물이 BIA-ALCL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한국 식약처도 FDA 결정 이후 리콜 조치했다.

문제의 제품은 '바이오셀 텍스쳐드'로서, 2007년 국내 허가를 받은 후 약 11만개가 수입됐다. 주로 미용성형 내지 유방재건 용도로 활용됐다. 유통이나 수술 과정 중 파손된 물량을 고려하면 5만~6만명이 이식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3년간 약 2만9000개가 유통됐다. 국내 환자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FDA에 보고된 BIA-ALCL 사례는 573건으로 엘러간 제품과 연관이 있는 경우는 모두 481건이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미국에서만 BIA-ALCL 발생이 186건 보고됐다.
식약처는 수입?제조업체와 함께 부작용 발생으로 인한 치료비 보상 등에 대한 대책 등을 마련 중이다.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인공유방 이식 수술 이후 갑작스러운 유방 모양의 변화나 덩어리, 피부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의료 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증상이 없는 환자가 예방적으로 보형물을 제거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았다.

식약처는 보형물을 이식받은 환자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환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상 징후가 보였을 때 즉시 병원을 찾도록 유도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