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합니다" 한글 현수막 마중 선물 공세, 홋카이도 등 공항서 韓 관광객 모시기

[일본]

서울-훗가이도 항공 노선 반타작 급감
호텔숙박 외국인수 전년보다 10% 감소
위기의식 팽배…"민간교류는 이어져야"


"19일 오후 일본 홋카이도의 신치토세 공항. 삿포로와 치토세, 토마코마이 지역의 현지 여행사에서 나온 직원 10명이 공항을 찾은 한국인들에게 부채를 나눠주고 있었다. 부채에는 '와줘서 고마워''즐거운 여행을'이라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었다. 이날 준비해온 부채와 팸플릿, 멜론 젤리 등 '환영 물품'2000여개는 금세 동이났다. 부산에서 홋카이도를 찾은 한 여성 관광객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몰래'왔다"면서 "다음 번에는 한·일관계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광 수요 회복을 위해 기를 쓰고 있는 홋카이도"라는 제목의 20일 마이니치신문 기사의 일부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런 현상을 보도하며 "홋카이도 내 외국인 관광객 2위를 차지하는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자 '환대(おもてなし)'전략으로 수요를 회복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가운데 일본 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무원들이 공항에 나와 한국인 관광객 맞이에 나섰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NHK방송에 따르면 홋카이도의 국제공항인 신치토세공항, 아사히카와공항의 도착장에 이 지역 공무원들이 현수막을 들고 섰다. 여기엔 한글로 "홋카이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써 있었다. 중국인 다음으로 홋카이도를 많이 찾던 한국인이 줄어들자 지자체가 직접 나선 것이다.

아사히카와 공항에도 역시 10여명 공무원이 70여명 한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지역특산품인 초콜릿 과자, 관광 팜플렛 등이 든 꾸러미를 나눠줬다.
팸플릿 등을 받은 한 한국인 관광객(80)은 "환영의 마음이 전해졌다"고 홋카이도신문에 전했다.

양국 관계 악화 속에 양국을 오가는 항공수요 역시 줄어 서울(또는 부산)-홋카이도 노선은 주 116편에서 다음달 약 70편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10월에는 60편 수준으로 더 감소한다.

아직 일본 내 공식 관광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마이니치는 일본여관협회를 인용해 "7월 도내에 호텔 숙박한 전체 외국인 수가 15만명 미만으로 지난해보다 10% 줄었다"고 전했다.

마이치니신문은 "일부는 민박으로 유입됐을 수도 있지만, 도내 호텔이나 여관 관계자들은 '예약을 취소하겠다'는 한국인들이 늘어났다는 점을 들어 한·일 관계가 악화한 것을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지사는 마이니치신문 인터뷰에서 "지역 차원 교류가 축적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람이라도 많은 한국인 관광객이 홋카이도를 방문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양국 정부 상황과는 별개로 민간 교류는 이어져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14일 한국과 일본의 민간교류 사업에 관한 설명을 들은 뒤 "민민(民民)의 일이므로 민민이 하면 된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에 대해 "한·일 통상 갈등과는 별개로 양국의 지역자치단체간 민간 교류는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